극우 성향의 일본 산케이신문이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 '군함도'의 영화 내용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산케이신문은 8일 1면 톱기사로 영화 '군함도'에 대해 비반했다. 영화 '군함도'는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름 개봉을 앞두고 공개된 예고편에서 군함도를 지옥도로 묘사한 선전문구와 좁은 공간에서 거의 뼈만 있는 앙상한 몸으로 채굴작업을 하는 징용자들의 모습이 예고편에 나간 것에 대해 산케이신문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신문은 '한국이 관민을 동원해 하시마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반대했는데, 영화는 그 운동의 일환이다'고 설명했다. 하시마 출신자들의 말을 빌어 '거짓 폭로'라고도 보도하며 '전쟁시 일본 탄광에 조선인 소년광부가 없었다는 것은 관계자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다'고 귀화한 한국계 일본인 정대균 수도대학도쿄명예교수의 말을 전했다. 당시 군함도에 강제 징용돼 아직까지 생생하게 과거 일을 기억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전혀 담지 않았다.
산케이의 주장과 달리 하시마 탄광에는 400~600명의 조선인이 끌려갔다. 채굴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질병, 익사, 탄광 사고 등으로 숨진 사람만 122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지난 2015년 "형무소 징역하고 똑같았다. (노역이 힘들어서 스스로) 다리를 자르고 싶었다" 등 강제 노동 피해자들의 증언이 담긴 기록을 공개한 바 있다.
'군함도'는 '베테랑', '베를린'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이다. 올해 7월 한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이 출연한다. 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