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0만 '공조' 현빈·500만 '더 킹' 조인성 티켓 파워 확인 - 강동원→공유 이어 현빈·조인성까지 '황금 세대' 부활 - "탄탄하다" 부실했던 충무로 허리 라인 구축
현빈(34), 조인성(35)까지 터졌다. 20대 시절 비주얼로 세대를 대표하고, 드라마로 주름잡던 오빠들이 충무로에 발을 뻗쳤다. 일찌감치 자리 잡은 터줏대감 강동원에 이어 지난해는 공유, 올해는 현빈·조인성이 가세하면서 다소 부실했던 '충무로 허리 라인'이 탄탄하게 구축됐다.
드라마에서는 훨훨 날았지만 스크린에서는 '약체'로 꼽혔던 현빈과 조인성은 2017년 1월을 기점으로 충무로 입지가 180도 달라졌다. 각각 데뷔 14년 차, 19년 차가 된 현빈·조인성은 자신의 필모그래피 역대 최고 흥행 스코어를 갈아 치우며 드디어 '스크린 대표작'을 탄생시켰다.
'돌려차기(2004·4만 명)' '백만장자의 첫사랑(2006·56만 명)' '나는 행복합니다(2008·7000명)'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2011·6만 명)' '만추(2011·84만 명)' '역린(2014·384만 명)' 등 넘치는 양에 비해 소득이 적었던 현빈은 '공조' 한 편으로 모든 설움을 떨쳐 냈다.
9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조인성은 '쌍화점'의 꼬리표를 완벽하게 떼어 냈다. '클래식(2002·154만 명)' '마들렌(2002·36만 명)' '남남북녀(2003·22만 명)' '비열한 거리(2006·204만 명)' '쌍화점(2008·377만 명)'을 넘어 '더 킹'을 대표 필모그래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의 성공이 더욱 눈에 띄는 이유는 단연 이미지 변신. '공조'와 '더 킹'은 현빈과 조인성에게 충무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었지만 두 배우는 결코 안전한 길을 택하지 않았다. 현빈은 북한 형사 캐릭터에 액션으로, 조인성은 정치 영화에 원맨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흥행을 이끌었다.
영화계의 반응도 고무적이다. '공조'를 배급한 오지은 CJ E&M 영화 홍보팀 과장은 "현빈은 '공조'를 통해 상업 영화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많은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주목받았던 것은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에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공조'는 캐릭터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영화만 잘된 것이 아니라 배우에 대한 호감도와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진 것도 큰 성과라고 본다. 이는 다음 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번지고 있다. 아마 '공조' 이후 현빈이 받게 될 시나리오도 달라지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전했다.
양지혜 '더 킹' 배급사 NEW 영화 홍보팀장은 "'더 킹'은 티켓 파워·연기력·스타성을 모두 겸비한 조인성의 존재감이 확실히 발휘된 작품이다. 장르와 캐릭터의 한계가 없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임을 스스로 증명했다"며 "9년 만에 복귀했지만 '더 킹' 한 편으로 충무로 시장에서 그의 존재감은 확 달라졌다. 앞으로 조인성을 찾는 제작자들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특히 현빈·조인성의 성과는 향후 영화계에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수려한 외모에 화면 장악력까지 갖춘 30대 중·후반 배우들의 수요가 현저하게 적었던 상황에 다소 부실했던 허리 라인을 강화 시킬 것이라는 평가다.
작품 투자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위 1% 배우들은 크게 송강호·김윤석·황정민·이병헌이 선배 연기파 라인, 송중기·유아인·김수현이 후배 라인으로 분류된다. 중간을 채울 수 있는 배우들은 손에 꼽혔다는 이야기. 하정우가 연기파 배우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면 양대 산맥으로 정반대에서 톱 위치에 있는 배우는 강동원이 유일무이했다. 여기에 지난해 '부산행' '밀정'으로 연타석홈런을 친 공유가 올라섰고, 이제 현빈·조인성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강동원·공유·현빈·조인성은 기본 180cm가 넘는 키에 연예인을 할 수밖에 없는 외모로 황금 세대를 일군 주역들이다. 현빈은 열애 중이지만 일명 '공공재'로 묶이는 배우들이기도 하다. 톱스타로서 늘 인기가 많았지만 대표작, 대표 캐릭터로 대중에 인정을 받는 것은 다른 의미다.
한 제작사 대표는 "투자자들은 당연히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 싶어 한다. 배우가 아무리 유명해도 작품의 주연을 맡기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며 "현빈·조인성 같은 경우 좋은 시나리오를 많이 받았을 테지만 본인들의 눈높이도 높지 않았을까 싶다. 충무로에서 '열일'하는 배우들은 아니었다"며 "하지만 심사숙고 끝에 선택한 영화가 결국 성공했고 동시에 '빵' 터지는 결과를 얻어 냈다"고 설명했다.
또 "20대 때 황금 세대를 구축한 이들이 연륜과 경험이 쌓이면서 존재감과 장악력에 이어 깊이감까지 더해지면서 배우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선후배들과는 또 다른 가치가 있는 배우들이다. 도전에 성공한 만큼 다시 도전하는 데 대한 두려움은 조금 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보는 맛' 있는 충무로가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