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역대 최고 공격수라 평가받는 데얀이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은 하지 못했다. K리그 3번(2010·2012·2016)의 우승과 달리 ACL에서는 준우승(2013)이 최고 성적이다. K리그 최초 3년 연속 득점왕(2011·2012·2013)을 꿰차기도 했지만 ACL에서는 득점왕에 오르지 못했다.
데얀은 2017시즌 ACL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은 우라와 레즈(일본), 웨스턴 시드니(호주), 상하이 상강(중국)과 F조에 속했다. 그는 올해가 아시아 정상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확신했다. 데얀은 지난 10일 AFC와 인터뷰를 통해 그 이유를 밝혔다.
◇ 절호의 우승 기회
"ACL에서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데얀이 밝힌 의지다.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서울은 2016시즌 클래식(1부리그) 챔피언이다. 따라서 올해 더 높은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ACL 우승뿐이다. 그는 "리그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당연히 올해 첫 번째 목표를 ACL 우승에 맞췄다"고 말했다.
죽음의 조에 속했지만 걱정은 없다. 익숙한 팀이기 때문이다. 우라와는 지난 시즌 16강에서 만나 승부차기 접전 끝에 무너뜨렸다. 2014시즌 우승팀 웨스턴 시드니와는 당시 4강에서 격돌했고, 2015시즌에도 조별예선에서 승부를 펼쳤다. 상하이는 중국 슈퍼리그에서 많이 상대했던 팀이다.
데얀은 "F조가 정말 힘든 조다. 하지만 자신 있다. 많이 만나 본 팀이라 잘 준비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시아 최강의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참가하지 못하는 만큼 서울에 곧 기회인 셈이다.
◇ 달라질 역할
지난 시즌 서울 공격의 핵은 아드리아노(30)였다. ACL에서 13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클래식에서 17골을 넣어 2위에 랭크됐다. 데얀은 ACL 5골, 클래식 13골에 머물렀다.
이는 데얀이 조력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한 데서 나타난 현상이다. 시즌 초부터 아드리아노 득점력이 폭발하면서 데얀은 골 욕심을 내기보다 아드리아노의 움직임에 맞췄다. 데얀의 헌신적인 플레이로 아드리아노는 빛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역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아드리아노가 중국 스좌장 융창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다시 데얀이 주도적으로 골에 집중하고 박주영(32)과 새롭게 합류한 마우링요(28)에게 조력자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데얀은 "아드리아노는 지난해 정말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그의 이탈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 플레이 스타일은 그대로 남아 있다. 박주영 등과 함께 좋은 호흡을 맞출 수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 하대성 컴백
"하대성이 돌아와 너무 행복하다."
데얀이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에 복귀한 하대성(32)을 격하게 반겼다. 두 선수는 서울에서 함께 뛰다 베이징 궈안에서도 한솥밥을 먹었다. 한 팀에서 손발을 맞춘 시간만 7년이다. 그만큼 서로 잘 알고 의지하는 사이다. 데얀은 "서울에 우승을 경험했던 선수,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는 선수들이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적합한 선수가 하대성"이라며 "그는 아시아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 분명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데얀의 리그 우승과 득점왕은 대부분 하대성과 함께해 낸 일이다. 하대성의 컴백은 데얀이 비상할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