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50회에서는 그동안 꼬여왔던 사건이 모두 풀려나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주말극의 미덕, 권선징악이 실현되고 있었던 것.
지승현(홍기표)은 갑자기 복수와 조윤희(나연실)을 포기했다. 이동건(이동진)은 지승현의 거짓말을 폭로하지 않은 이유로 "직접 말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 사랑했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었단 걸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지승현은 급하게 뉘우치며 박은석(민효상)을 찾아가 "돈도 못 받고 다 폭로하기 전에 당장 대표 자리를 이동진에게 넘기라"고 엄포를 놨다. 그렇게 이동건은 다시 미사어패럴 대표가 될 수 있었다.
차인표(배삼도)와 라미란(복선녀)의 관계는 역전됐다. 차인표가 먼저 "뜨겁게 사랑하자"며 라미란에게 애정을 표시했다. 현우(강태양)는 광고 촬영으로 톱스타급의 모델료를 받은 모양새다. 도대체 얼마의 모델료를 받은지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세영(민효원) 가족이 살 전세집을 마련했다. 완벽한 현우는 동시에 시험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신구(이만술)와 김영애(최곡지)는 자식들을 떠나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신구는 강릉으로 떠나며 "내 생애 마지막 시간은 네 엄마를 위해 온전히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4회를 연장했다. 높은 시청률과 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연장은 독이 됐다. 이야기 전개가 산을 타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매 회가 마지막회처럼 신구의 은퇴를 그리고 있다. 월계수 양복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지만, 양복을 만드는 등장인물은 하나도 없다.
권선징악이 주말극의 미덕이라지만, 권선징악이 이뤄지는 과정이 영 자연스럽지 못하다. 질질 끌어 시청자를 답답하게 만들더니 또 갑자기 가타부타 설명없이 급 전개되기도 한다. 개연성 따윈 포기한 모양새다.
이제 딱 두 주의 방송을 남겨두고 있다. 시청자를 더 이상 실망시키지 않을 수 있을지 시선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