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중 가요 중에서 레게는 낯선 장르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스컬은 음악을 시작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한 번도 레게의 품을 벗어난 적이 없다.
최근엔 하하와 손을 잡고 예능에서도 레게 알리기에 나섰다. 레게신의 발전을 위해 정성을 쏟았고, 레게의 본 고장인 자메이카에서 먼저 스컬을 알아봤다. 지난해 9월엔 세계적인 뮤지션 밥 말리의 아들이자 다수의 그래미 시상식 수상자인 스티븐 말리와 함께 '러브 인사이드'로 자메이카 차트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에서의 레게신은 미약하다. 그는 "예능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 부족하다. 힙합신처럼 부흥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며 "레게가 허름한 옷을 입고 음악을 하지만, 사실 가난하지 않다. 레게 정신이 험블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하 일문일답.
- 레게엔 어떻게 빠지게 됐나.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다. 그땐 스나이퍼와 언더에서 힙합 그룹을 했다. 내 랩 스타일은 레게 스타일이었다. 그 힙합 그룹이 해체되면서 스토니컹크로 본격적으로 레게로 전향했다."
- 레게의 매력은.
"처음엔 길가다 밥 말리 음악을 레게인지도 모르고 들었다. 한 곡을 찾아 들었는데 느낌이 좋아서 계쏙 듣게 됐다. 음악 한 곡이 한 마디 말보다 위로를 해주는 경우가 있다. 이라는게 어떤 음악 한곡이 사람들의 위로 보다 음악 한곡이 위로해주는 경우가 있지 않나. 팬분들이 진짜 힘들 때 내 음악과 가사에 '힘을 얻었다'고 할 때 보람차다. 돈을 버는 것도 있지만 보람이 있다. 결국 음악은 메시지인 것 같다."
- 레게와 협업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그동안 힙합하는 분들과 컬래버를 했다. 요즘에 장르의 벽이 무너졌다. 레게도 모든 장르와도 컬래버가 가능하다. 그중 가장하고 싶은 장르는 알앤비다. 브리티쉬 합을 하는 인디 밴드와도 잘 어울릴 것 같다."
- 레게를 하고 싶은 후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힙합신이 잘 되니 어린 친구들이 래퍼에 대한 꿈을 많이 꾼다. 그럴려면 롤모델이 중요하다. 그래야 후배들이 그 롤모델의 과정을 보면서 성장하는 게 보인다. 내가 그런 롤모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레게를 했을 때 삶이 나쁘지 않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다. 힙합은 과시하는게 있는데, 레게는 장르적 특성이 험블(허름)하고 겸손하다. 가난해 보일 뿐이지 스티븐 말리는 재벌이다. 근데 아직도 2만원 짜리 군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모든 장르나 모든 분야에서 1등 최선을 다해서 1인자가 되면 부와 명예는 따라오게 돼있다. 힙합이라고 해서 부자고, 락이라고 해서 가난한 게 아니다."
- 레게 정신이란.
"단순하게 '원 러브 원 피스 원 데스티니'다. 궁극적으론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실제로 레게때문에 내전이 멈춘 적또 있다고 한다. 책에서 봤다.(웃음)"
- 스컬의 메시지는 뭔가.
"사랑의 감정이다.(웃음)"
- 그래서 대부분 사랑 노래들인가.
"레게 음악을 할 때 사회·기독교·파티 등 여러 부류의 뮤지션이 있다. 골고루 하는 편이라, 사회적인 부분만 따진다면 많이 부족한 뮤지션이다. 난 현실적인 스타일이다. 삶의 발란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번 10개의 음악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
- 통일성이 없다는 비판을 들을 수도 있겠다.
"다 가질 순 없다. 사회적인 음악을 하면 욕을 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내 삶이 힘들어질 수 있다. 난 여러 스타일을 좋아한다. 진중하고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다가 사랑 노래하면 변절자 같다는 욕을 먹을 수 있다. 그걸 감수해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스토니컹크 때부터 지금까지 음악 중에 한쪽으로 치우쳐서 곡을 쓴 적이 없다. 여러가지 스타일을 갖고 잇는데 남의 말을 듣고 욕 안 먹으려고 하는 것보다 욕을 먹더라도 감수하려고 한다."
- 한국 레게 자존심이라는 수식어가 있다.
"'한국 레게 자존심'이라는 말을 들을 때 굉장히 좋다. 10년 전 내가 만든 말이다. 당시 보도자료 초안을 써서 넘겼다.(웃음) 내가 쓴 말 처럼 되고 싶었다. 경쟁자들이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안 나와서 서운한 감도 있었다. 레게신이 활발해져야 발전이 있을텐데. 그래야 가짜들이 자연스럽게 걸러지고 잘하는 애들은 더 잘된다."
- 2017년 목표는.
"10곡을 발표하고, 끝까지 완주하는 게 목표다. 하하와 함께 레게신이 발전하는 중심에 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