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티볼리'의 독주가 무섭다. 2015년 초 출시 이후 우수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절대 강자의 지위를 굳히는 모습이다. 출시 2년이 지난 올해도 판매량이 떨어지기는커녕 다시 오르며 '인기 역주행' 현상 마저 보이고 있다.
쌍용차, 올해도 '티볼리' 효과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해 1월 내수 7015대, 수출 3405대 등 총 1만420대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내수는 6.6% 증가했다.
내수에서 쌍용차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티볼리·티볼리 에어로 구성된 티볼리 브랜드다. 지난달 티볼리와 티볼리에어는 19.5% 증가한 3851대가 팔렸다. 쌍용차가 지난 2015년 1월 티볼리를 출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째 인기를 끄는 셈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소형 SUV 시장만 놓고 봐도 티볼리 브랜드의 선전은 두드러진다. 작년 판매량이 5만6935대로 소형 SUV 시장 10만대 시대를 여는 데도 티볼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기간 경쟁차인 기아차 '니로'와 르노삼성 'QM3', 한국지엠 '트랙스'는 각각 1만8710대, 1만5301대, 1만3990대 판매에 그쳤다.
특히 티볼리는 여성 판매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2015년 출시 당시 여성 고객 비중이 약 30% 수준이었지만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여성 운전자들의 선택률이 40%를 넘어섰다. 올해도 가솔린·디젤 등 모델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체 판매량의 50%에 육박할 정도로 여성 운전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작아도 필요한 건 다 있다
티볼리 인기 요인으로는 고객 취향과 요구를 제대로 수용했다는 점이 꼽힌다.
연료와 차량 크기·디자인을 젊은층과 여성 취향에 맞췄고, 최첨단안전장치를 더해 가성비을 높였다.
특히 쌍용차는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에 동급 최초로 첨단운전자보조(ADAS) 기술을 적용했다. 이 장치는 전방 차량과의 거리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가까워지면 전방추돌경보시스템(FCWS)이 경고음을 울리다 운전자가 제동을 하지 않을 경우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S)가 스스로 제동력을 가해 차량을 정지시킨다.
또 운전자의 의도와 관계 없이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려 할 경우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이 경고하고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으로 원래 차선으로 차량을 복귀시킨다.
조명이 부족한 도로를 주행할 경우 상향등을 비추다가 맞은 편 차량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조정해 상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스마트하이빔(HBA) 역시 새롭게 적용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티볼리는 작년 국내 신차 안전도 평가(KNCAP)에서 1등급을 차지했다. 르노삼성 QM3가 최하위인 4~5등급을 받은 것과는 큰 차이점이다.
또 나만의 개성에 따라 차량의 컨셉트와 특성·아이템 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도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스포츠카에 주로 사용되는 '스포티 디컷' 스티어링 휠과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6가지 컬러 중 선택할 수 있는 클러스터 적용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2017년형 티볼리의 가격은 1651만~2346만원이며 2017년형 티볼리 에어는 2128만~2501만원으로 엔트리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경쟁 모델과 달리 가솔린·디젤·4륜구동 등 아우르는 엔진 라인업도 갖췄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에 ADAS 시스템 등 고급 사양을 갖춰 동급 최고의 실용성과 경제성을 자랑한다"며 "올해도 작년과 같은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