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또 다시 구속 위기에 처하자 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이부진 사장이 오빠의 빈 자리를 대신할 오너가 인사 1순위로 꼽히고 있어서다. 이같은 관측은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호텔신라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오빠 구속 위기에 동생 '주목'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구속 위기를 겪을 때마다 이부진 사장이 운영하는 호텔신라 주가가 뛰고 있다.
15일 호텔신라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750원(3.84%) 증가한 4만7350원에 장을 마쳤다.
일반 보통주보다 배당률이 높은 호텔신라 우선주는 더 뛰었다.
호텔신라 우선주는 이날 하락세로 전 거래일보다 2800원(4.82%) 줄어든 5만5300원에 마감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에 재소환되고 영장이 청구된 13일과 14일 이틀간 오를대로 올랐다.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에 출석한 지난 13일 호텔신라 우선주의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3만8850원보다 1만1650원(29.99%) 증가한 5만500원에 마감하며 상한가를 쳤다. 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14일에는 15.05% 급증하며 5만8100원에 장을 마쳤다.
호텔신라 우선주 주가는 지난달 16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처음 청구됐을 때도 20% 뛰었다. 다음날인 17일에는 21.82%나 급증했다.
호텔신라의 주가 급등은 이재용 부회장 구속이 현실화될 경우 동생인 이부진 사장이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오너리스크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7000원(0.37%) 증가한 188만6000원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190만원대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변동이 없었던 지난 9일을 제외하고 지난 7일부터 연속 5일 동안 하락세다. 최근 200만원선을 넘보기도 했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 가능성 때문에 다시 180만원대로 떨어졌다.
이부진 '리틀 이건희' 평판도 한몫
시장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 그룹 내에서 이부진 사장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일부 외신에서는 이부진 사장이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이 (이 부회장의 부재에 따른 경영권 유지에서) 가장 먼저 고려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일부에서는 사실상 이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부진 사장이 삼성그룹의 경영 1인자로 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은 없고 삼성물산 5.47%, 삼성SDS 3.9%만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부진 사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그가 지금까지 보여온 경영 행보와 우호적인 이미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부진 사장은 '리틀 이건희'라고 불리는 별명처럼 삼성가 3남매 가운데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모뿐 아니라 성격이나 경영 스타일, 승부사 기질 등까지 닮았다.
이부진 사장의 승부사적인 경영 스타일은 이미 여러 부분에서 증명됐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15년 면세점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직접 프랑스 파리에 방문하고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를 국내 면세점 가운데 처음으로 유치했다.
또 4전5기 끝에 서울시로부터 한옥호텔 사업 건축허가를 받아내는 뚝심을 보여줬다.
빠른 결단력과 통큰 배포를 보여준 사례도 있다.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파동 때 제주 신라호텔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오자 직접 제주도로 내려가 호텔 영업을 중단시켰다. 제주시에서 '영업중단' 요청이 나오기 전이었다. 전직원을 격리시키고 기존 투숙객들에게는 숙박료를 환불하는 등 과감하게 선제 대응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경영 스타일면에서 이 사장이 오빠보다 낫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우스갯소리로 이 사장이 남자였다면 이 부회장을 뛰어 넘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종종 나온다"고 말했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이재용 이슈와 맞물린 호텔신라 우선주 주가 등락>
--------------------------------------------------------------- 날짜 이슈 종가 전일대비 증가율 --------------------------------------------------------------- 2월 14일 특검, 이재용 구속영장 재청구 5만8100원 15.05% 2월 13일 특검, 이재용 재소환 5만500원 29.99% 1월 18일 이재용 구속영장 심사 5만100원 11.46% 1월 17일 - 4만4950원 21.82% 1월 16일 특검,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 3만6900원 20% --------------------------------------------------------------- 이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