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 있는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의 열기는 뜨겁다. 광저우는 오는 21일 조별리그 시작을 앞두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다시 한 번 우승컵을 품겠다는 각오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심판 매수 사건으로 출전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광저우의 야심은 더 구체화되고 있다.
광저우는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고 국가대표 출신으로 팀을 꽉 채운 자타공인 중국 슈퍼리그(CSL) 최고의 팀이다. FC 서울의 공격수 데얀(36)은 ACL에서 가장 위협적인 팀으로 광저우를 꼽았다. 최강희(58) 전북 감독도 "광저우가 ACL 우승에 가장 근접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2013년과 2015년, 2년 주기로 두 번이나 ACL 우승을 차지한 사실이 광저우의 저력을 잘 보여준다.
지난 시즌은 침체기였다. 광저우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일찌감치 ACL 무대에서 사라졌다. 여기에 최근 CSL 팀들이 카를로스 테베스(33·상하이 선화), 오스카(26·상하이 상강)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잇따라 영입하자 광저우의 존재감과 화제성은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올 시즌 ACL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낼 팀으로 여전히 광저우를 꼽는다.
김환 JTBC3 FOX SPORTS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 ACL에서 부진했던 성적으로 광저우를 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광저우가 부진했던 건 클럽월드컵 출전 여파와 전지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고 설명한 김 위원은 "광저우는 히카르두 굴라트(26), 파울리뉴(29) 등 외국인 선수들을 비롯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대로다. 조직력이 더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산둥 루넝 등 다른 CSL 팀들이 호화 선수를 영입하고도 조직력 문제로 무너졌던 걸 고려하면 광저우가 그런 면에서는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광저우가 우승 후보로 꼽히는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인 선수들을 뒷받침하는 중국 선수들의 기량이다. 광저우에서 뛰는 중국 선수들 대부분은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김 위원은 "외국인 선수들과 실력차가 줄었다는 뜻이 아니다. 광저우가 국가대표를 배출하기 시작한 지 5년이 넘었다. 조직력과 서로 발을 맞추는 능력도 더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디펜딩 챔피언이 없는 자리, 2년 주기 우승을 노리는 광저우를 막아야 아시아 정상이 보인다. 광저우를 막아서는 건 K리그 대표 4개 팀은 물론 동아시아 전체의 목표가 됐다. K리그 4개 팀 중에서는 수원 삼성이 오는 3월 1일 G조 조별리그에서 가장 먼저 광저우와 대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