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종영을 앞두고 다급한 개과천선기를 그리고 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 종영을 앞두고 많은 등장인물이 죄를 뉘우치고 그간 악행을 후회하고 있다. 다만, 그 속도가 너무 빨라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박준금(고은숙)과 구재이(민효주)의 오랜 앙금이 풀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새 엄마와 딸 사이인 두 사람은 사업이 망한 박준금을 집에서 내쫓고, 구재이가 홀로 큰 집을 차지할 정도의 사이. 그런 두 사람의 마음을 풀어준 것은 1년 묵어 나타난 아버지의 유언이었다.
아버지의 제삿날, 아버지는 구재이의 어머니가 죽기 직전 박준금에게 구재이를 부탁하고 떠났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박준금은 "네 엄마가 날 병원으로 불러서는 자기 죽고 나서 네가 빈 안방에서 혼자 울고 있으면 마음이 아파 눈이 안 감길 것 같다고 그러시더라"며 "너한테는 제대로 된 엄마도 돼주지 못하고 안방만 차지해서 미안했다"고 말했다.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이들은 이토록 쉬운 화해법이 있었음에도 이제야 화해할 수 있었다. 회장은 왜 하필 자신이 죽은 후 1년이 돼서야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으며, 박준금은 구재이를 향한 악행을 반복하다 이제와서 '사실은 너에게 미안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이해할 수 없는 개과천선은 또 있다. 현우(강태양)와 이세영(민효원)을 갈라놓기에 여념이 없었던 현우의 전 여자친구 차주영(최지연)이 두 사람 편을 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빈털터리가 된 남편 박은석(민효상)에게 돌아와 "돈 때문에 당신과 결혼했다는 사람들이 틀렸다고 보여줄 거다"고 말했다. 이어 "오기가 아니다 사랑이다"면서 "이 사람 정말 사랑하는구나 싶었다"고 고백했다.
차주영은 현우의 전 여자친구다. 박은석의 재력 때문에 현우를 버렸고, 현우와 이세영 사이를 갈라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갑자기 그는 박은석을 사랑하게 됐으며 박은석 앞에서 현우를 칭찬하기까지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분명한 권선징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주말극이 최고의 해피엔딩을 그리는 것은 시청자에게도 익숙한 일이다. 다만,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그 과정이 급하고 부자연스럽다. '등장인물이 이중인격이 아니냐'는 지적이 등장할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