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투수 임창용(41·KIA)이 운전하던 차가 접촉 사고가 났다. 일본에서 취득한 면허의 갱신 기간이 지난 상태로 운전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인식팀'이 어수선하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21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지난 18일 일어난 임창용의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상황은 이랬다. 지난 18일 오후 6시쯤 일본 내 지인의 차를 빌려 이동하던 임창용이 물을 사기 위해 잠시 정차했다. 그리고 옆 좌석에 있던 지인이 문을 열기 위해 내리려는 순간 인도와 차 사이 공간으로 지나가던 오토바이의 앞부분이 문과 충돌했다.
가벼운 접촉 사고였다. 임창용은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서로 가야 했다. KBO 관계자는 "경찰은 이 사고를 쌍방 과실로 보고 있다. 접촉 사고를 유발한 사람은 임창용이 아니지만 운전자도 책임이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후방을 주시하지 못했고, 주정차가 금지된 위치에 정차한 탓에 처벌 대상이 됐다.
논란은 임창용이 운전을 했다는 자체에서 나오고 있다. KBO 관계자는 "임창용이 갖고 있던 일본 내 운전면허의 갱신 기간이 지난 상태다. 이 때문에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벌금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갱신 기간을 초과한 운전자를 '무면허'로 간주해야 할 지 여부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경찰 조서가 올라가면 검찰로 송치된 뒤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설명만 했다.
사유가 무엇이든 국가대표 선수가 외국에서 사고에 연루됐다. 대표팀의 선수 관리에도 흠집이 났다. 사소한 접촉 사고의 여파가 작지 않다. KBO 징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표팀 선수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면 KBO 규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
임창용은 현재 대회 준비도 더딘 편이다. 아직 불펜피칭을 소화하지 못했다. 21일 예정돼 있던 하프피칭조차 하지 못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갑자기 오른어깨 부위 담 증세를 호소해 등판이 불발됐다. 김 감독은 지난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베테랑인 만큼 자신의 몸은 알아서 관리할 수 있다"며 믿음을 보였다. 하지만 21일엔 "임창용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달라진 입장을 전했다. 다른 투수들과의 진도 차이를 인정한 셈이다. 이날 선동열 투수코치는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이대은도 1라운드에는 선발로 나서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선발과 불펜 모두 운용에 차질이 예상된다.
임창용은 "대표팀 동표들과 팬들에게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대표팀 스태프는 관할 경찰에 "귀국 날짜(23일) 전까지 사건을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경우 임창용은 일본에 잔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