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후 개봉까지 꼬박 1년10개월이 소요됐다. 작품 기획부터 따진다면 무려 5년 만에 완성한 작품이다.
영화 '루시드 드림(김준성 감독)'은 국내 최초 자각몽을 소재로 한국형 SF스릴러 액션물을 표방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로 신고식을 치르는 김준성 감독은 자각몽이라는 소재로 한국 영화계에서 기억될 만한 도전을 감행했다. 패기 넘치는 신인 감독의 대담성과 과감함이 돋보인다.
최근 스크린 흥행 타율이 썩 좋지 않은 고수·설경구에게는 꽤 중요한 작품이다. 제작비 59억에 손익분기점은 약 170만 명이다. 꿈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할리우드 작품 '인셉션'과 비교되지만 제작비가 하늘과 땅끝 차이다. 59억짜리 영화로만 따진다면 알뜰하다. 경쟁작은 같은 날 개봉하는 이병헌·공효진·안소희 주연 '싱글라이더(이주영 감독)'다. 식스센스급 반전과 부성애 스토리가 공통분모다. '승리'보다는 '쌍끌이'가 사실상 최상의 목표다.
출연: 고수·설경구·강혜정·박유천 감독: 김준성 줄거리: 아이를 납치당한 아버지가 꿈속에서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범죄의 단서를 찾아 나서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신의 한 수: 2년 공들인 CG, 반전, 이 정도면 만족할 만한 성과다. 장르에 SF가 포함되는 작품으로 CG는 관객들의 눈 밖에 나면 안 되는 요소 중에서도 1순위다. 자각몽과 공유몽의 색채는 비슷하지만 명확하게 구분 가능하다. 특히 권선징악에 입각한 엔딩 직전 클라이막스 장면은 상상력과 노력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빵 터지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이 감도는 것도 액션 스릴러 공식을 충분히 따른다. 고수·설경구는 진정성을, 박유천은 '깨알 웃음'을 담당해 의외의 조화를 이룬다.
신의 악수: 개연성의 'ㄱ'자도 찾기 힘든 스토리.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장면이 많다. 주인공과 함께 열심히 달리고 따라가지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에피소드가 곳곳에 숨어 있다. 재미있어서 웃기보다는 어이없어서 웃음이 터지는 신이 상당하다. 단순한 이야기를 어려운 척 꼬아 놨다. 아무리 영화라지만 과장된 캐릭터 설정은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무엇보다 현재 '루시드 드림'에 가장 필요한 것은 예비 관객들의 관심이다. 악플보다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