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6일 쿠바와의 두 차례 평가전이 기폭제가 됐다. 야구팬들은 이제 WBC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자각했다. WBC 대표팀은 지난 25~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을 실시했다. 1차전에서 6-1 완승을 따낸 한국은 2차전에서도 7-6으로 역전승했다.
이틀 동안 고척돔을 찾은 관중은 1만1828명. 1차전 관중은 4630명에 그쳤지만, 주말인 2차전에는 7198명이 입장했다. KBO 관계자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친 뒤 곧바로 평가전이 열려 홍보가 부족했다. 하지만 많은 야구팬이 고척돔을 찾아 주셨다"고 했다.
두 경기 모두 비어 있는 좌석이 많았다. 최근 KBO 리그에선 주말 시범 경기 표의 매진 소식이 가끔 들려왔다. 입장료 가격은 최저5000원, 최고 8만5000원으로 만만찮았다. 2015년 11월 열린 쿠바와의 프리미어 12 평가전 관중은 1만4039명이었다. '과거보다 대표팀의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야구팬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러나 쿠바와의 평가전 2연승 소식으로 WBC 본 대회 흥행에 불을 지폈다.
KBO는 지난 14일 WBC 예선 서울라운드 예매를 시작했다. 서울라운드는 오는 3월 6일 한국과 이스라엘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총 여섯 경기가 열린다. WBC 대표팀은 이스라엘에 이어 네덜란드(7일)·대만(9일)과 경기를 치른다. 예매 초반 반응은 미지근했다. KBO 관계자는 "예매 초반 한국의 경기가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일정 수요 이상이 되자 티켓 판매는 정체를 보였다"고 했다.
평가전 이후 서울라운드 예매율이 상승했다. WBC 대표팀의 예선 1라운드 세 경기 예매율은 70%(27일 오후 1시 기준)를 넘어섰다. 대만 야구팬들의 관심이 높은 3월 9일 대만전은 남은 좌석이 약 2900석에 불과하다. 잰더 보가츠(보스턴),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 등 빅리거 스타들이 대거 포진한 3월 7일 네덜란드와 경기는 4000석가량 남아 있다. 3월 6일 첫 경기 이스라엘전은 약 7800석이 남아 있다. 한국 대표팀이 홈으로 쓰는 1루 쪽 좌석은 내외야 대부분이 매진됐다. KBO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예매분은 3000~4000여 석에 그쳤다.
WBC 대회를 위해 새롭게 단장한 고척돔 수용 인원은 1만6800명이다. 한국전 세 경기만 따지면 5만400명이 정원이다. 지금까지 예매된 입장권은 약 3만5700장으로 예매율이 70% 이상이다.
대회 전까지 대표팀 경기는 아직 세 번 남아 있다. 28일 호주와 평가전을 치르고, 다음엔 상무(3월 2일)·경찰청(3월 4일)과 공식 연습 경기를 치른다. 야구는 상대적으로 홈 어드밴티지가 적은 경기다. 하지만 국제 대회에서 홈 어드밴티지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선수들은 익숙한 장소에서 자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경기에 임할 수 있다.
WBC 대표팀 주장 김재호는 "정규 시즌엔 홈 관중의 응원을 받는다. 그러나 국제 대회에서는 모든 관중석에서 우리를 응원한다. 실제 그런 응원을 받으면 큰 힘이 될 것 같다. 많은 팬들께서 WBC 대회를 찾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