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주는 27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구장에서 진행된 소프트뱅크 1군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공 48개를 던지면서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4㎞까지 올라왔고, 볼넷은 없었다.
상대 선발 투수는 이날 한국과 일본 언론의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릭 밴덴헐크. 그러나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에이스와 맞붙어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소프트뱅크 코칭스태프들이 김태룡 단장을 찾아와 "저 왼손 투수는 누군가? 진짜 최고다"라며 엄지를 치켜 올리기도 했다.
두산은 '판타스틱 4'에 이은 다섯 번째 선발 카드를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함덕주도 그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2013년 입단했고, 2015년 68경기에 출전하면서 불펜에서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올해는 함덕주가 절치부심해 재도약을 꿈꾸는 시즌이다.
함덕주는 "직구와 변화구가 모두 원하는 곳으로 들어갔다. 밸런스도 나쁘지 않았다"며 "사실 1차 캠프지인 호주에서는 초반 컨디션이 좋았다가 라이브피칭을 시작하면서 뚝 떨어졌다. 그래서 걱정이 컸는데, 다행히 마운드에 올라가니 생각보다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밸런스가 좋지 않아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감이 왔다"며 "교육리그에서 일본 선수들 투구폼 영상을 보며 연구를 많이 했다. 작년까지는 너무 빨리 던지려고만 했는데, 이제는 마운드에서 여유를 가지려 한다"고 성숙해진 면모를 보였다.
5선발 경쟁에도 의욕이 넘친다. 그는 "선발 욕심은 당연히 있다. 프로에 와서 선발로 뛰는 게 목표이기도 하고,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던진다는 생각뿐"이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함덕주를 비롯한 5선발 자원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흐뭇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