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강마 '트리플나인'이 세계 최고 경마대회 두바이월드컵 1600m 최종전에 출전한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7일 두바이월드컵 주관사 두바이레이싱클럽(DRC)으로부터 '트리플나인'의 두바이월드컵 출전 통보를 받았다. '트리플나인'이 슈퍼 새터데이(Super Saturday)를 치른 지 3일 만이다"고 9일 밝혔다. 이로써 '트리플나인'은 오는 25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메이단 경마장에서 열리는 두바이월드컵 제2경주(총 8경주) '고돌핀 마일(GⅡ)'에 나선다. 이번 대회 총 상금은 100만 달러(약 11억4000만원)다.
'꿈의 무대'로 불리는 두바이월드컵 출전을 위해서는 2번의 예선전을 거쳐야 한다. 1차 관문은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이다. 이 대회는 예선전 격이지만 국제레이팅 95이상의 세계적인 명마들이 참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인 경주마는 두바이월드컵 2차 예선에 해당하는 '슈퍼 새터데이'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트리플나인'는 이번 슈퍼 새터데이 2000m 장거리 대상경주 '알 막툼 챌린지'에서 5위에 그쳤다. 피로 누적 때문에 제 기량을 발휘 못 한 것이다. 통상 입상을 해야 두바이월드컵 출전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경마 관계자들은 두바이월드컵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트리플나인'을 눈여겨본 DRC가 2000m가 아닌 1600m 경주 출전 자격을 부여한 것이다. 이로써 한국 경마는 재수 끝에 두바이월드컵 출전마를 배출하게 됐다. 마사회 유승호 국제경마부장은 "경마 혁신과 치밀한 전략 그리고 관계자들의 의지가 삼박자를 이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두바이월드컵 진출 소감을 전했다.
마사회는 이번 두바이월드컵을 준비하며 정책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마주와 조교사를 대상으로 2000만원의 출전 장려금을 지급하고 경주 결과에 따른 보너스도 경주당 최대 1억5000만원을 내걸었다. 무엇보다 한국 최강마를 보유한 마주들을 대상으로 두바이 대회 출전을 장려했다. 그렇게 탄생한 대표마가 '트리플나인'이다.
두바이 현지에서는 마사회 관계자들의 전략이 빛났다. 유승호 부장은 "지난 1월 두바이월드컵 결승 경주 1차 출전 등록 당시 만약을 대비해 2000m와 1600m를 동시 등록했다"며 "만약 2000m에만 등록했다면 '트리플나인'은 두바이월드컵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바이 관계자들도 끊임없이 접촉했다. 유 부장은 "현지 핸디캡퍼와 접촉해 한국 경주마의 잠재력과 우수성을 설명했다"며 "덕분에 1600m 경주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트리플나인'은 강행군 속에서도 입상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유 부장은 "피로 누적과 현지 적응 문제가 있기 때문에 뒷심 발휘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추입 타이밍과 전략을 잘 짠다면 좋은 결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