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를 돌리다보면 자주 보이는 얼굴이 있다. 지난해 12월 만기전역한 슈퍼주니어 신동이다.
전역하면 잠시 휴식기를 갖는 스타들과 다른 행보다. JTBC '아는 형님'에서는 '똥' 에피소드로,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해명(?)의 아이콘'으로, '복면가왕'에서는 놀라운 가창력을 선보이며 '웃음 3단 콤보'를 완성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토크가 되는 모든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치며 완벽하게 연예계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간스포츠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신동과 겨우 스케줄을 맞춰 이야기를 나눴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썸카페에서 '치맥(치킨과 맥주)'파티를 가졌다.
신동에게 '신기(神氣)'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살짝 올해 기운을 물어봤지만, 그는 "아쉽지만 보이지 않아요. 걸그룹에게만 보이나봐요"라며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10년간 슈퍼주니어 신동으로 살았다면, 슈퍼주니어 앨범 발표전까지 온전히 '개인' 신동으로 살고 싶다는 그. 이를 바탕으로 향후 10년을 준비 중이다. '개인' 신동의 최종 목표는 '공연 기획자'였다. 신동은 인터뷰 내내 "'뭐든지 하기 나름이죠"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신동에겐 '마음가짐'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이대로만 한다면 신동은 꿈을 금방 이룰 것 같았다. 이하 일문 일답.
-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주량이 없어요. 필름이 끊기는 걸 취하는 기준으로 삼는다면 전 취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두 명이서 정확히 소주 10병을 마신 적 있어요. 정신이 멀쩡하진 않았지만 필름이 끊기지도 않았죠."
- 주사가 있나요. "취하면 자요. 근데 아무데서 자는 게 아니라 편한 곳을 찾아서 자요. 예를 들면 노래방 쇼파 같은 데요.(웃음)"
- 보통 누구와 술을 많이 마시나요. "사적으로 친한 친구들과 자주 만나요. 슈퍼주니어 멤버들 중에서는 은혁이와 규현이, 그리고 희철이 형과 자주 마셔요. 셋 중에 은혁이를 가장 많이 만나요. 아무래도 같이 군생활을 해서 그런 것 같아요.군인이었을 때 휴가를 맞춰서 나가기도 했어요."
- 전역한지 3개월이 지났어요. "'사회 적응했냐'고 많이 물어보세요. 예능에서도 그렇고요. 근데 군대를 갔다온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군대 기억이 별로 없어요. 힘들 때도 있었지만 지우고 싶은 기억도 없어요. 오히려 군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했죠. 제대하고 3일 뒤에 복귀해야 할 것 같았어요. 일주일 지나니까 바로 일상으로 돌아왔죠."
- '전역의 아이콘'이에요. "전역 3개월 찬데 아직도 '전역의 아이콘'으로 불려요. 근데 '전역의 아이콘'이라는 말 이상하지 않아요? 제가 전역을 세 번을 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아이콘이 됐는지.(웃음)"
- 규현만 빼면 슈퍼주니어는 곧 '전역돌'이 되죠. "오는 7월에 은혁·동해, 8월에 시원이가 전역해요. 입대 전인 규현과 2018년 7월 제대 예정인 려욱빼고 모두 전역을 한 셈이죠. 멤버가 활동하면서 군대를 다녀온 그룹은 현재까지 대한민국에 유일한 것 같아요."
- 입대를 앞둔 규현에게 한마디 하자면요. "규현 뿐만 아니라 군대에 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맛볼 것'이라고요.(웃음) 군대라는 곳은 '기대'가 통하지 않는 곳이죠. 그래도 모든 것이 자기 하기 나름이에요. 특전사 부대에 들어가도 적응을 하다보면 요령이 생기지 않을까요."
- 언제 입대를 실감했나요. "입소 다음날 바로 실감했죠. 아침 기상 소리와 함께 누군가 커튼을 쳤어요. 눈을 감고 있다가 빛 때문에 눈을 게슴츠레 뜨고 옆을 봤는데 '빠박이'들이 쫘악 있었어요. 정말 무서웠어요. 또 각개전투 훈련 때 텐트를 치려고 삽질을 했는데, 허리가 아파서 잠시 쉬면서 주변을 본 적이 있어요. 약 600명 정도가 다같이 삽질을 하고 있더라고요. 소름 돋더라고요. 들어간지 30일 정도 지났을 때였는데 '아직 20개월 이나 남았는데 어떡해'라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 군생활은 어땠나요. "초반엔 힘들었어요.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까지 왔었죠. 입대 초반, 저도 모르게 동기들에게 이미지 관리를 하고 있었더라고요. 연예인이고 형이니까 뭐든지 잘하고, 언제나 베풀고, 웃고 등등. 들어간지 6개월쯤 됐을 때 동기들에게 원형 탈모가 생겼다고 고백하고, 간부들과 상담도 했어요. 당시 '너처럼 하면 괜찮다'는 말을 듣고 마음을 내려놓았죠."
- 군대에서 배운 것이 있나요. "'뭐든지 하기 나름이다'라는 교훈을 얻었어요."
- 군대 체질인 것 같은데요. "아무리 군 생활을 잘했다고 하지만 군대 체질까진 아니에요.(웃음)"
- 전역 하자마자 휴식기 없이 방송에 나왔어요. "마지막 휴가 때 매니저 형에게 '쉬고 싶지 않다'고 어필했어요. 사실 입대 전 약 7~8개월을 디스크 때문에 일을 쉬었어요. 아파서 살도 계속 찌고 있었고, 방송하는 제 모습이 즐거워 보이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군대를 갔죠. 입대전보다 지금 방송을 더 잘한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마음을 고쳐먹으니까 방송을 즐기게 됐어요. 역시 하기 나름인거죠."
- 당시엔 왜 즐기지 못했나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주말엔 해외 스케줄 다녀오고, 다음날엔 습관적으로 라디오를 진행했어요. 방송 잡히면 '한번 스윽하고 오면 되지 뭐'라고 생각했죠. 군대에서 TV를 보는데 방송을 즐기는 사람과 안 즐기는 사람이 구분 되더라고요. 이래선 안 되겠다라고 생각했죠."
- 군대에서 즐겨 봤던 예능이 있다면요. "엠넷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 101')'이요. 그룹으로 만들면 잘 할 것 같고, 제 마음에 드는 조합을 상상으로 만들었잖아요. 정말 획기적이었어요. 제대하면 코치로 출연해서 애들을 가르치고 싶었어요. 엔터테인먼트 CEO에 빙의했죠."
- 내달 시즌2인 남자판도 방송하는데. "시즌1을 정말 재미있게 봐서 시즌2도 기대되요. 시즌1 만큼의 성공을 장담하긴 어렵지만 3회 정도 이슈를 몰고 올 것 같아요. 저 약간 미래 보는 것 아시죠. 예언입니다.(웃음)"
- 예능에서 '신기(神氣)'가 있다고 공개했어요. "아무나 보고 싶다고 보이는 게 아니에요. 얼굴을 보고 있으면 뭐가 확 지나가요."
- 군대에서 눈여겨 봤던 연예인은 없나요. "방송계에서는 '실력이 있으면 언젠가는 잘 된다'는 말이 있어요. 양세형을 보면서 그말이 사실이라는 걸 깨달았죠. 가수들에게도 같은 룰이 존재하는데 개그맨과 예능인에게도 나타나는 것 같아요."
- 언제까지 가수를 할 생각인가요. "가수들은 나이가 들면 잊혀져요. 밑에선 계속 올라오고, 위는 탄탄하고요. 슈퍼주니어로 끝까지 남을 생각이에요. 다 해 먹을 거야.(웃음)"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사진=김진경 기자, 영상=이일용 기자, 영상편집=민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