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를 돌리다보면 자주 보이는 얼굴이 있다. 지난해 12월 만기전역한 슈퍼주니어 신동이다.
전역하면 잠시 휴식기를 갖는 스타들과 다른 행보다. JTBC '아는 형님'에서는 '똥' 에피소드로,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해명(?)의 아이콘'으로, '복면가왕'에서는 놀라운 가창력을 선보이며 '웃음 3단 콤보'를 완성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토크가 되는 모든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치며 완벽하게 연예계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간스포츠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신동과 겨우 스케줄을 맞춰 이야기를 나눴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썸카페에서 '치맥(치킨과 맥주)'파티를 가졌다.
신동에게 '신기(神氣)'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살짝 올해 기운을 물어봤지만, 그는 "아쉽지만 보이지 않아요. 걸그룹에게만 보이나봐요"라며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10년간 슈퍼주니어 신동으로 살았다면, 슈퍼주니어 앨범 발표전까지 온전히 '개인' 신동으로 살고 싶다는 그. 이를 바탕으로 향후 10년을 준비 중이다. '개인' 신동의 최종 목표는 '공연 기획자'였다. 신동은 인터뷰 내내 "'뭐든지 하기 나름이죠"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신동에겐 '마음가짐'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이대로만 한다면 신동은 꿈을 금방 이룰 것 같았다. 이하 일문 일답.
- 먹방에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완전 최적화됐죠. 근데 요즘에 먹방이 없어지는 추세라 정말 아쉬워요. '맛있는 녀석들'에서 한 번 쯤 섭외가 올만 한데.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웃음)"
- 먹방 프로그램을 하면 다이어트에 방해되지 않을까요. "방송에서 먹는 건 살 안 쪄요.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잖아요.(웃음) 다이어트를 해도 방송에서 깨작깨작하면 안 돼죠. 전 마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신동은 약간 통통해야 제 맛이죠. 하지만 세 자리는 안돼서 다이어트를 하는 거예요."
- 잘 하는 음식이 있나요. "제육 매니아 잖아요. 기본적으로 제육 볶음을 잘해요. 그리고 뭐든지 볶아요. 계란 볶음밥·소세지 야채 복음밥 등. 다 똑같은 맛이라는게 포인트죠.(웃음) 매운 걸 좋아해서 맛이 심심하면 마지막엔 고추장을 넣어요."
- 맛집을 많이 알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에요. 집 근처를 잘 벗어나지 않아요. 대부분 시켜 먹어서 배달앱도 VVIP예요. 오죽하면 치킨 냄새로 브랜드를 다 맞췄겠어요.(웃음)"
- '저긴 내 자리'라고 찜 해놓은 예능이 있나요. "tvN '집밥 백선생'에 정말 나가고 싶어요. 요리에도 관심이 많고 백종원 님의 노하우도 전수 받고 싶어요. 제가 은근히 손재주가 좋아요. 별명이 '금손'이에요."
- '라디오스타' 규현자리는 탐나지 않나요.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하죠. 근데 섣불리 하고 싶다 말을 못 하겠어요. 지금 MC들이 너무 잘하고 있기 때문에 잘 해봤자 본전이에요. 이슈인 자리라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누군가 하고 있는 자리는 가면 안 될 것 같아요. 잘해도 욕 먹잖아요. 새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요."
- '라디오스타' 1세대 MC였죠. "누누히 얘기하지만 김국진 형이 내 자리를 물려 받은 거예요. 전 완벽한 MC가 아니었고, 한 것도 없었고, 잘 하지도 못 했어요. 당시 MC 하차 사실을 기사로 접했어요. 매니저가 미안해서 말을 못 했더라고요. 충분히 이해해요."
- '마이 리틀 텔레비전'도 어울릴 것 같아요. "군대에 있을 때 무릎틀 탁 친 프로그램인데 지금은 제가 나가서 할 게 없을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이 너무 많은 걸 했어요. 전투 전술이나 군대에서 잘 살아남는 법을 알려줄 수도 없잖아요. 특이 형과 함께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냥 말만 하다가 오는 거지 뭐'라며 웃다가 끝났어요."
- 슈퍼주니어 공항패션도 화제였죠. "슬프게도 이젠 공항 갈 일이 없어요. 아마 우리가 공항 이벤트 처음 시도했을 거예요. 지금은 너무 당연시 됐죠. 우리는 팬들 위해서 웃길려고 기획했던 거예요."
- 웃기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아요. "'웃겨봐' 해서 웃길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요. 게스트 역할보다 MC 역할이 더 좋아요. 이 사람을 웃길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더 잘하는 편이죠. 연출하는 걸 좋아해요."
- 연출자가 되고 싶나요. "공연 기획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요. 취미로 영상 편집을 배웠고,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요.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 뮤직비디오 감독 꿈은 언제 이룰 수 있을까요. "욕심 부리면 올해 안에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요. 슈퍼주니어 뮤직비디오는 제가 꼭 찍을 거예요. '디스 이즈 러브(THIS IS LOVE)' '백일몽' 등의 컨셉트와 의상·의상·안무 동선 기획에 참여했고, 직접 짰어요."
- 의외네요. "재주가 많아서 굶진 않을 것 같아요. 다이어트 때문에 굶는 것 빼고는.(웃음)"
- 슈퍼주니어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규현과 려욱이 없어서 완벽한 완전체는 아니지만 올해 안에는 나오지 않을까요. 계획대로 되면 좋은데 아직 정해진 게 없어요."
- 팬들은 유닛 활동이라도 보고 싶어해요. "정말 하고 싶어요. 근데 일단 제 무기를 찾는 시간은 지금 뿐이에요. 가수도 중요하지만 슈퍼주니어는 멤버들이 다 있어야 의미가 있잖아요. 게다가 멤버들이 자기 분야에서 자리잡고 있어요. 저도 그 반열에 올라야죠. 예성 형 마저 드라마가 잘 됐어요. OCN '보이스'에서 열연을 하는데 알파치노인 줄 알았다니까요."
- 예성처럼 연기에 도전할 생각은 없나요. "시켜만 준다면 뭐든지 하죠.(웃음) '싱글파파는 연애중' '닥터 챔프' 등에서 조연을 맡아서 연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어렵더라고요. 당시엔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다 보니 바이오리듬이 안 맞았어요. 연기를 하려면 연기만 해야해요."
- 정말 출연하고 싶지 않은 예능도 있나요. "SBS '정글의 법칙'이요. 정글은 상상도 하기 싫어요."
- 연기를 한다면 원하는 역할이 있나요. "반전남 캐릭터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동네 바보였는데 알고보니 살인범이나 007요원인 캐릭터요. 제가 반전 영화를 정말 좋아해요. 저 같은 사람이 해야 정말 반전이지 않을까요.(웃음)"
- 신동의 솔로 앨범을 기대해봐도 되나요. "이제 욕심 내도 될 것 같아요. 'SM 스테이션'을 살짝 도전하고 싶어요. 제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만들어서 뮤직비디오까지 제가 찍는 걸로. 콜라보레이션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저와의 콜라보레이션을. 뭐래.(웃음)"
- 어떤 장르의 노래를 부르고 싶나요. "정통 발라드요.(웃음) 싸이 형 같은 음악도 하고 싶어요. 또 요즘엔 복고가 유행이니까 소방차 형님들 같은 노래도 괜찮고요. 유행하는 세련된 노래를 잘 할 자신이 없어요. 이상하게 전 녹음실에서 노래를 잘 불러요.부끄럽지도 않고 가장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아요."
- 노래방에 녹음실까지 실내에 강하네요. "그러네요.(웃음) 엇, 프로그램명을 '신동쇼'가 아닌 '신동방통'으로 지어야겠네요. 노래하고 배달 음식 시켜 먹으면서 시청자와 소통하는 토크쇼. 방송이 끝나면 뮤직비디오 만들어주고. 재능낭비인가요.(웃음)"
- 앞으로 계획은요. "슈퍼주니어 정규앨범이 나오기까지 신동의 영향력을 키우고 싶어요. 멤버들이 예능과 드라마에서 활약하고 있잖아요. 저도 그 반열에 같이 올라야 팀 분위기도 좋을 것 같아요."
- 신동의 최종 목표가 있다면. "앞서 얘기 했듯이 공연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장기적으로 준비해서 10년 정도 바라보고 있어요. 당장 되고 싶은 건 뮤직비디오 감독이요. 작은 것부터 차차 이뤄보려고 해요. 일단 연예인으로 잘 돼야죠. 그래야 이 모든 걸 이룰 수 있어요."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사진=김진경 기자, 영상=이일용 기자, 영상편집=민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