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종합격투기 원챔피언십(One Championship) 챔피언. 미국 CNN이 조명한 떠오르는 격투기 신예. 6전 전승의 무패 파이터. 한국계 여성 종합격투기 스타 안젤라 리(21)의 이야기다.
안젤라 리는 11일 오후 11시 태국 방콕 임팩트아레나에서 제니 황(대만)과 원챔피언십 여성부 아톰급(52kg급) 타이틀전(JTBC3 FOX Sports 생중계)을 치른다. 그가 챔피언에 오른 후 방아전을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안젤라 리는 영상 인터뷰에서 "프로 선수로써는 올 해 더 많은 경기를 치르는 것이 목표다. 챔피언 타이틀을 지켜내고 보유한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안젤라 리는 2004년 7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에서 싱가폴 출신 아버지 켄과 한국인 어머니 쥬얼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종합격투기 체육관을 운영한 덕분에 안젤라 리 역시 여섯 살 때 자연스럽게 종합격투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금방 두각을 나타낸 그는 일골 살 때인 2011년 미국에서 첫 아마추어 대회를 우승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살 어린 남동생 크리스티안도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약 중인 만큼 하루도 체육관을 떠나본 적이 없다고 한다.
안젤라 리는 새벽 5시에 눈을 떠 체육관으로 출발한다. 밥을 먹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에 6시간에서 7시간 정도 훈련한다고 했다. 시합날이 다가오면 아예 체육관에서 산다. 그는 "경기가 다가오면 파이트 캠프에 입소하기 때문에 제2의 집처럼 느껴진다. 아침 5시에 기상해서 밤 10시까지 일정을 소화한다"고 했다.
안젤라 리는 아시아 종합격투기의 '뜨거운 감자'다. 163cm의 작은 체구에서 강력한 펀치와 끈적한 그라운드 기술을 앞세워 상대를 쉴 새 없이 몰아붙이기 때문이다. 2015년 5월 데뷔전을 치른 그는 이후 6경기에서 6전 전승을 거두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야마구치(일본) 메이를 판정승으로 꺾고 마침내 아톱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데뷔한 지 불과 1년 만에 이룬 성과다. 그를 두고 격투기 팬들은 거침없다는 뜻의 '언스토퍼블(Unstoppable)'으로 부르는 이유다.
필살기는 그래플링 기술이다. 안젤라 리는 자신이 싸운 6경기 중 야마구치와 타이틀전을 제외한 5경기를 서브미션승으로 장식했다. 그는 데뷔전에서 1라운드 암바승을 거뒀고, 4개월 뒤 벌어진 2번째 경기에서도 1라운드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끝냈다. 3차전은 백미였다. 안젤라 리는 UFC 대회에서도 남녀부를 통틀어 단 한 번밖에 나오지 않은 트위스터로 경기를 끝냈다.
그는 항상 한국계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안젤라 리는 "이혜미라는 한국 이름도 있다. 은혜롭고 아름답다는 뜻이 담겼다"며 "한국은 나의 한 부분이자 정체성이다.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갈수록 커지는 국내 팬들의 관심 안젤라 리는 한국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으로 보답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의 고향인데 한국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언젠가 꼭 한국팬들 앞에 서고 싶다"고 했다. 격투기 천재는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