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편승한 부당한 닭고기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가격안정 대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오는 15일 외식업계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닭고기를 원료로 한 식품 가격이 인상되는 사례가 없도록 당부할 예정이다.
또 오는 21일부터 정부 비축물량 2000t을 시중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긴급 방출할 계획이다. 민간 비출 물량인 1만500톤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시장에 공급되도록 육계협회 등 생산자단체와 협조할 방침이다.
닭고기 유통업체의 사재기나 매점매석 등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소비자단체와 공정거래위원회·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BBQ가 오는 오는 20일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다른 업체들도 덩달아 치킨값 인상에 나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BBQ는 이날부터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은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12.5%) 올릴 계획이다. '황금올리브속안심'은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자메이카통다리구이'도 1만7500원에서 1만9000원대로 평균 9~10%씩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교촌치킨도 가격 인상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만약 인상한다면 지난 2012년 간장치킨 오리지널을 1만5000원으로 인상한 후 5년 만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bhc와 네네치킨·굽네치킨·맘스터치 등은 "현재 인상 계획이 없고 논의 계획도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BBQ는 비용 상승 때문에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AI 여파로 육계가격이 크게 오르고 배달앱을 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가맹점주들의 수수료 부담도 커지고 있어 인상안을 내놓게 됐다"며 "올해 계획안에 들어있던 내용으로 갑자기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 8년 만의 인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농식품부 측은 "육계 가격이 오른 것은 맞지만 생육속도가 빨라 3~6개월이면 안정돼 치킨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닭고기 수급 불안을 이유로 치킨값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치킨값 인상 요인으로는 육계 가격보다 제반 비용 상승이 꼽힌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가격을 올리는 이유는 원자재 비용 상승보다는 인건비나 임대료 등 고정비용 상승이 크다"며 "특히 최근 배달 주문이 늘어나면서 배달에 드는 인건비 등이 가맹점주들에게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