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을 요구한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의 한 감독이 진단한 올 시즌 우승팀은 제주 유나이티드였다. 그는 "공격과 중원, 수비 등 전 포지션에서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전북도 넘어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전문가와 축구인들이 '최강'으로 통하는 전북 현대의 독주를 예상한 가운데 내놓은 의외의 전망이었다.
지난 주말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라운드를 보면 이 예상이 크게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전북이 최강의 위용을 이어 간 가운데 제주 역시 막강한 포스를 드러냈다.
지난 11일 전북은 수원 삼성과 2라운드를 치렀다. 2라운드 최대 빅 매치로 기대를 모았지만 경기는 싱겁게 끝났다. 전북이 김보경(28)과 이재성(29)의 연속골로 가뿐히 2-0 승리를 챙겼다. 같은 날 제주도 승전보를 올렸다. 제주는 클래식 전통의 강호 울산 현대를 상대로 3골 폭죽을 터뜨렸다. 이창민(23)과 권순형(31)의 연속골에 안현범(23)이 쐐기골을 넣었다. 제주는 울산을 3-0으로 완파했다.
클래식 12개 팀 중 전북과 제주가 2연승을 내달렸다. 현재 1위는 제주다. 골득실에서 제주(+4)는 전북(+3)에 앞서 있다. 경기력적인 측면에서도 제주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공격 면에서는 함께 웃었다. 두 팀 모두 2경기에서 4골을 성공시켰다. 상주 상무와 함께 팀 득점 공동 1위다. 수비에서 웃은 쪽은 제주다. 제주는 2라운드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유일한 팀이다.
조성환(47) 제주 감독은 웃음을 보였다. 조 감독은 울산전이 끝난 뒤 "이런 경기력이면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다. 행운이 아닌 실력으로 승리했다"며 "앞으로 더 좋은 흐름으로 갈 수 있다"고 확신했다.
제주와 전북의 2강 체제 뒤에 시즌 첫 승을 거둔 FC 서울이 따라붙었다. 서울은 강원 FC전에서 데얀(36)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서울은 1승1무로 3위에 랭크됐다.
포항 스틸러스는 양동현(31)의 멀티골을 앞세워 광주 FC를 2-0으로 잡았고, 상주도 김호남(28)의 2골 활약으로 전남 드래곤즈에 3-1 승리를 거뒀다. 두 팀 모두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대구 FC와 인천 유나이티드는 2-2로 비기며 나란히 승점 1점씩을 가져갔다. 수원은 전북에 패배하며 시즌 첫 승 실패, 1무1패로 리그 11위로 떨어졌다. 상주에 잡힌 전남은 2연패를 당하며 꼴찌로 추락했다.
한편 득점 선두권도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양동현과 김호남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총 3골을 기록했다. 득점 공동 1위다. 여기에 이근호(32·강원)와 김대경(26·인천) 그리고 정재용(27·울산)이 2골로 추격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로는 로베르트 페체신(31·전남)이 2골을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