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KBO 비디오 판독센터 설립 이후 첫 비디오 판독을 개시했다. 더불어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식 비디오 판독의 수혜를 받은 팀으로 기록됐다.
1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시범 경기 개막전. 김기태 KIA 감독은 7-2로 앞선 8회 1사 만루서 왼쪽 폴 위로 넘어간 두산 국해성의 타구가 좌월 만루홈런으로 판정되자 지체 없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그러자 진기한 풍경이 벌어졌다. 김성철 주심과 김준희 3루심이 그라운드 진행요원으로부터 헤드셋 형태의 인터컴을 전달받았다. 이어 가만히 선 채로 인터컴을 통해 결과가 들려오기를 기다렸다.
KBO는 올해부터 공정한 경기 운영을 위한 KBO 비디오 판독센터를 설립했다. 메이저리그의 비디오 판독 방식과 동일하다. 이에 따라 KBO 리그규정 제28조 '심판 합의 판정'의 명칭도 '비디오 판독'으로 변경됐다.
이전까지는 경기장에 있던 심판들과 경기감독관이 심판실에서 TV 중계 리플레이 화면을 보고 의견을 모아 정심과 오심을 가렸다. 올해부터는 서울 상암동에 있는 판독센터에서 전문 판독관이 판정을 한다. 판독센터장이 책임자 역할을 하고, 총 3인이 판독에 참여한다.
좀 더 다양한 화면을 다각도로 본다. 이전에는 TV 중계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끊기면, 애매한 판정이 나와도 확인할 영상이 없어 판정 번복이 불가능했다. 이제는 TV 중계와 별개로 제공되는 방송사 촬영 화면, 각 야구장 좌측·우측·정중앙에 별도로 설치한 세 대의 카메라를 통해 영상을 분석한다. 이 카메라 세 대는 판정 번복 요청이 가장 자주 들어오는 1루와 3루, 홈을 중점적으로 비춘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받은 해당 심판과 그 심판조의 팀장(팀장이 해당 심판일 경우 팀장을 제외한 최고 경력 심판)은 그라운드에서 전달받은 인터컴 장비를 착용하고 판독센터에서 통보하는 결과를 수신받는다.
이날 챔피언스필드에선 바로 이런 장면이 연출됐다. 두 심판은 인터컴을 통해 판독센터의 판독 결과를 유심히 들었다. 그리고 이 타구는 홈런이 아닌 파울 타구로 정정됐다. 새로 설립된 비디오 판독센터는 이렇게 시범 경기 첫날부터 제 기능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