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30)이 4연패를 당했다. 올 시즌 최다 실점까지 기록했다. 지난 시즌 안 좋았을 때 '자멸' 패턴이 또 나왔다.
박세웅은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의 원정 주중 3연전 1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5이닝 동안 12피안타(2피홈런) 2볼넷 8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3.69에서 4.34로 치솟았다. 지난달 2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포함 등판한 네 경기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첫 등판(3월 23일 LG 트윈스전) 이후 8연승을 거두며 전반기 10승 달성을 노렸지만, 최근 5경기 연속 부진하며 우려를 주고 있다.
박세웅은 1회 말 먼저 1점 내줬지만, 3회 말 타선이 상대 우익수 안현민의 실책성 플레이로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아 3-1로 역전했다. 하지만 박세웅은 바로 이어진 3회 말 투구에서 오윤석에게 안타, 배정대에게 투런홈런을 맞았다. 이후 다시 연속 안타로 위기를 자초한 뒤 땅볼 타점과 폭투로 1점씩 더 내줬다.
3회 말 첫 두 타자(오윤석·배정대)에게 내준 안타 모두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공략 당했다. 이후 박세웅은 슬라이더 구사율을 크게 높였다.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직구는 타자를 제압하는 게 아닌 타이밍을 빼앗는 구종을 쓰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하지만 3~4구 연속 슬라이더를 구사할 수 없다 보니, 상대 타자들은 어렵지 않게 박세웅의 직구 구사 타이밍을 포착했다. 배정대에게 홈런을 맞고 이어진 김상수·안현민과의 승부도 모두 직구를 구사해 안타를 허용했다.
박세웅은 2점 더 내준 4회 역시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김상수·안현민에겐 결국 볼넷까지 내줬다. 슬라이더 제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직구 승부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박세웅이 올 시즌 초반 8연승을 질주했던 이유는 직구 구위 상승이다. 겨우내 드라이브 라인에서 자신의 몸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찾았고 이를 체화했다. 이후 비활동기간 일본 '단기' 유학도 다녀왔다. 구속뿐 아니라 수직 무브먼트도 기록으로 확연히 드러날 만큼 나아졌다.
하지만 최근 박세웅은 직구 구사 자신감이 크게 떨어진 것 같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직접 마운드에 올라 박세웅의 승부 자세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이날은 그냥 5회까지 맡겼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