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14일 대전 LG 시범경기에서 김원석과 강경학으로 테이블세터를 구성했다. 주전 정근우와 이용규가 각각 무릎·팔꿈치 통증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김원석은 1번 타자·중견수, 강경학은 2번 타자·2루수를 맡았다. 9번 타자·우익수는 박준혁이 이름을 올렸고, 핫코너 3루는 김회성이 지켰다. 백업 선수를 테스트하려는 김성근 감독의 의중을 엿볼 수 있었다.
한화는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가 크다. 주전 선수가 부상없이 144경기를 책임지면 바랄 게 없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난해 한화에서 전경기를 출장한 건 수비 부담이 적은 1루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은 김태균이 유일하다. 주전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 백업이 자리를 메워야 한다. 그러나 한화의 백업은 타 구단에 비해 기량이 떨어지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점을 인지한 김성근 감독은 매년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젊은 유망주 발굴에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는 보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여러 신진 백업 자원을 중용했다.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을 거쳐 한화에 입단한 김원석,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3년차 외야수 박준혁, 내야수 이창열·거포 유망주 신인 김주현이 대표적이다. 신성현과 오선진·강경학·임익준·최윤석 등 기존 백업 자원들 역시 스프링캠프 평가전을 통해 기량을 점검받았다.
시범경기를 통해 백업 자원이 성장해야 한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적은 만큼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야 한다. 첫인상은 합격점이다. LG와 개막전에서 김원석은 1회 선두타자 홈런을 날렸고, 볼넷 1개를 골라냈다. 강경학은 5타수 3안타·1타점·2득점을 올렸다. 박준혁도 안타를 생산했다. 수비에서 몇 차례 어설픈 장면을 연출했지만, 김 감독이 우려한 공격력 면에선 가능성을 확인했다. 여기에 1.5군 멤버로 평가받는 신성현은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한화는 시즌 초반 주전 야수진의 대량 결장이 예상되고 있다. 정근우·이용규 뿐만 아니라 유격수 하주석이 이날 LG 고우석의 사구에 무릎 부상을 당했다. 정밀 검진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당분간 출장이 힘들어 보인다. 센터라인을 모두 백업으로 채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자칫 이들 3명의 부상 공백이 길어질 경우 개막전 센터라인에 백업 멤버가 나설 확률이 매우 높다. 시범경기에서 백업의 기량 성장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