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신임 네이버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대규모 투자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다. 주로 콘텐트와 기술 관련 투자이다. 중소상공인과 창작자를 위한 사업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신사업과 상생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취임 5일만에 1100억원 투자
지난해 10월 대표로 내정됐던 한 대표는 17일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된 이후 첫 업무로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다.
네이버는 이날 역량있는 국내 창작자·콘텐트를 육성하겠다며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 총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YG에 500억원을 직접 투자하고, YG의 YG인베스트먼트 펀드에 5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YG는 현재 전세계 K팝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고, 다양한 디지털 음원 및 영상 콘텐트 제작도 하고 있다. 또 YG인베스트먼트 펀드를 조성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콘텐트 생태계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로 음원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콘텐트를 개발하고, 이를 동영상 플랫폼인 '브이 라이브' 등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전세계 한류 팬들에게 소개하며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21일에도 국내 다양한 학문 분야의 지식 콘텐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기초과학 분야에 향후 4년간 1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화학·생물학·지구과학 등 기초과학 분야 12개 학회와 협약을 체결, 표제어 약 1만5000개 분량의 기초과학 분야 지식 콘텐트 제작을 지원하게 된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로 국내 기초과학 분야의 지식 생산 및 유통 기반을 강화하고 이용자들에게는 보다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검색결과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한 대표가 취임한 지 1주일도 안돼서 1100억원을 콘텐트에 투자했다.
네이버는 조만간에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도 발표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를 이끌 키워드로 '개인이 성공을 꽃 피우는 기술 플랫폼'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인 'AiRS(에어스)', 대화형 엔진 '네이버i', 새로운 오디오 콘텐트 기술 등 다양한 인공지능(AI) 기술들을 실험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달 말에는 인터넷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서울 모터쇼에 참여해 네이버가 준비 중인 자율주행차 기술도 선보인다.
네이버는 이런 콘텐트와 기술 분야에 향후 5년 간 총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중소상공인도 적극 지원
한 대표는 스몰비즈니스 사업자(중소상공인)와 창작자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
네이버는 이들을 지원하는 '파트너스퀘어'를 오는 5월말 부산 해운대 센텀 지역에 991.7㎡(300평) 규모로 오픈한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파트너스퀘어는 네이버가 중소상공인의 창업과 사업 확장 노하우를 제공하기 위해 2013년 5월 서울 역삼에 마련한 첫 오프라인 거점이다. 이번에 지방의 첫 파트너스퀘어를 오픈하게 됐다.
3년 간 100억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파트너스퀘어 부산’은 중소상공인 외에도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도한다.
네이버는 한 대표 출범에 앞서 논란이 됐던 중소상공인희망재단에 대한 미출연금 문제도 해결했다. 16일 희망재단 내부 문제로 지급이 보류됐던 미출연금 400억원 전액을 납부, 2014년 약속했던 500억원을 모두 완납했다.
한 대표는 앞으로 스몰비즈니스와 창작자 지원에 속도를 높이고, 세분화된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 마련과 오프라인 플랫폼 확대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 대표가 지난해 10월 대표에 내정된 이후 내건 ‘개인이 성공을 꽃 피우는 기술 플랫폼’으로서의 네이버가 되기 위해 준비한 것들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콘텐트와 기술에 대한 투자가 계속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네이버가 기술로 변화를 이끌고, 서비스로 기술과 이용자를 연결하고, 이용자 앞에 당당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회사를 이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