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오션 라이프 입구에 설치된 바다거북 신생아실. 아기 손바닥만한 앙증맞은 푸른바다거북이 쉴세없이 물장구를 치며 아쿠아리스트가 주는 생선살을 먹고 있었다. 줄지어 선 꼬마 손님들이 신기해하면서도 재미있어했다.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새식구가 된 푸른바다거북이 이렇게 손님들과 첫 인사를 나누었다.
푸른바다거북 국내 최초로 인공 번식 성공
푸른바다거북은 해양오염과 개발 등으로 산란장소 및 자연 서식지가 급감하면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그래서 해양수산부는 보호대상해양생물이자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급으로 지정, 푸른바다거북을 보호하고 있다. .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지난 2012년 4월 여수 엑스포 때 문을 열었다. 그때부터 바다거북 번식을 위해 해외 수족관과 지속적으로 정보교류를 해왔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해양수산부에서 발주한 '바다거북 종 증식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바다거북 보호연구를 위해 일본 나고야항 수족관과 싱가포르 언더워터월드 수족관에서 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등 4종 41마리의 바다거북을 들여와서 본격적으로 인공 부화에 나섰다.
4년여의 노력 끝에 지난 해 12월 10일 푸른바다거북이 처음으로 알을 낳았다. 국내 최초로 인공 번식이 성공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더 어려운 것은 정상적으로 새끼로 키워내는 것. 자연상태에서도 부화 성공률이 30%미만일 정도여서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최적의 인공부화장을 만들었다. 알을 수거해 열선이 깔려있는 바다거북 전용 모래부화장과 인공부화기에 넣어 온도(섭씨 29도)와 습도(90%)등 최적의 부화 조건을 만들었다. 두 달 후인 지난 달부터 순차적으로 아기 푸른바다거북이 알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32마리나 세상 밖으로 나왔다.
희귀종 보존과 해양생태 연구의 장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만들고자 하는 '아쿠아 벨트'의 시작점이다. '해양생물의 소중함을 공유하고 보존하며,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며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세워졌다.
처음부터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세 가지의 콘셉트를 갖고 만들었다. 희귀종 보존과 해양생태 수호를 위한 '연구의 장'이다. 바로 푸른바다거북을 인공 번식에 성공한 것이 좋은 예이다.
둘째는 아름다운 해양 문화의 다양성과 자원 보존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그린 아쿠아리움'이다. 마지막은 '친환경 아쿠아리움'이다. 생물들이 살아가기 위한 생명유지장치가 바로 태양광발전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해양생태계 보존과 종 다양성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이미 해양수산부로부터 서식지외보전기관 및 해양동물 전문구조·치료기관으로 선정되어 응급상황에 처한 해양동물의 구조, 수의사 등의 전문적 치료, 완치 후 방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붉은바다거북과 푸른바다거북 등 정치망에 잡힌 해양동물들을 구조하고 치료한 후 바다로 다시 돌려보내고 있다.
한해 100만 명이 찾는 아쿠아리움
지상 4층 규모의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수조 규모만 6030t으로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이어 국내 2번째로 크다. 바이칼물범·벨루가·바다사자 등 350여 종 5만5000여 마리의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연간 100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이다.
특히 최근에는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준재(이민호)와 심청(전지현)이 재회하고 뛰어다니던 배경으로 나온 곳이 메인수조·벨루가 수조·해파리 수조·돔 수조 등이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공연·피딩쇼 등 다양한 볼거리도 많다. 메인수조에는 '아쿠아 판타지 쇼'가 하루 5차례 열린다. '오즈의 마법사'를 응용한 공연인데 수조안에는 '인어공주'3명이 환상적인 수중 발레를 펼친다. 수조 밖에는 피에로의 공연까지 곁들여져 꼬마 손님들이 열광한다.
먹이주기를 포함한 생태설명회도 많다. 펭귄·바이칼 물범·벨루가·바다사자·피라니아 생태 설명회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20분까지 하루 20차례 열린다. 잠수부가 메인 수조에 들어가서 가오리·상어 등에 먹이를 주는 오션라이프 만찬도 하루 두 차례 있다.
독특한 전시도 있다. '백점얼룩 상어알 부화'이다. 알 속에서 자라는 새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전시이다. 보통 부화까지 100일 넘게 걸리는데 타원형의 알 속에서 곰지락 곰지락거리면서 하루 하루 커가는 상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이용정보=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역수 엑스포 공원 안에 있다. 서울시청에서 약 350㎞ 떨어져 있어 차로 4시간 반정도 걸린다. 오픈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다. 아쿠아플라넷 입장료는 어른 2만3000원, 어린이 1만9000원. 옆에 있는 '박물관은 살아 있다' 시설과 같이 이용할 경우 어른 2만8000원, 어린이 2만3000원이다. 061-660-1111. 걸어서 20분쯤 떨어진 오동도에는 이번 주 동백이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