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 들어 경륜팬들의 큰 관심은 달리진 '경주제도'의 효과다. 경륜경정사업본부 측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전제로 보다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주 전개, 그리고 베팅에 참여하는 팬들의 경주 추리에 혼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많은 부분에서 경주제도를 개선했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예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먼저 슈퍼특선(SS)반 인원을 7명에서 5명으로 줄였다. 2011년 시행된 '슈퍼특선'이란 본래의 명칭에 걸맞지 않게 일부 선수들의 부상이나 공백, 극심한 슬럼프 등으로 팬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고자 종전 성적만을 기준으로 선발하던 방식을 '성적과 승률'을 반영한 선발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 결과 현재까지 최정예(SS반) 5인의 성적은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난주까지 전체 성적 순위 가운데 1위부터 4위가 모두 SS반 선수다. 눈에 띄는 건 이들의 평균 승률이 무려 84%라는 점이다. 이쯤 되면 진정 '달리는 보증수표'를 원했던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또 이들이 충돌하는 대상경주는 더 큰 흥미를 유도해 흥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음은 경주 득점 산정방식과 동일 등급내 급반 변경이다. 경륜 측은 과거 4위를 기준으로 ±2점씩 득점을 산정하던 방식을 현행 ±1점으로 그 폭을 줄였다. 이어 연 2회에 불과했던 급반 변경을 최근 3회 차로 좀 더 세밀하게 조정했다. 다시 말해 기존 경주 득점 산정방식의 대표적인 문제점은 이른바 특별승급 선수에 있었다. 가령 선발 또는 우수에서 2주 연속 입상, 조기 승급에 성공한 선수가 우수나 특선급 중상위 선수들보다 점수가 높았던 게 문제였다.
경륜의 오래된 팬이거나 경륜장을 자주 방문하는 팬이라면 이런 문제점을 어느 정도 찾아내겠지만 초심자나 주말 레저로 간간히 즐기는 팬들은 납득이 되지 않는 문제점이었다. 여기에 경주를 뛰는 선수들조차 혼란스러워 해 적잖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일단 이런 점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다.
특별승급 요건을 강화한 것도 결국 이 같은 맥을 같이한다. 과거 강급 뒤 한 달 만에 월반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았다. 목표하는 등급에 잔류하는 것보다 승급하는 것이 오히려 쉽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팬들 또한 빠르게 진행되는 경주와 경주 사이에 많은 선수들을 꼼꼼하게 체크하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는 팬들의 추리나 경주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발급 선두 유도원 퇴피시점 변경이다. 경륜 측은 다소 느슨했던 선발급 경주를 보다 박진감 있게 만들고자 선두 유도원 퇴피시점을 과거 3주회 4코너에서 4주회 타종선 라인으로 늦췄다. 우선 성적표에 나타난 결과만 놓고 보자면 이는 그야말로 '신의 한수'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