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4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자리에서 "지주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지주사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4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제48회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주주, 기관투자자,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두총은 약 1시간40여 분간 진행됐으며 연결기준으로 매출 202조원과 영업이익 29조원 달성 등 지난해 경영성과가 보고되고 의안으로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다뤄졌다.
지주회사 전환 등 사업구조 검토와 관련해 권 부회장은 "법률, 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를 진행한 뒤 결과를 주주들에게 공유하겠다"면서 "다만 검토 과정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의안 상정에 앞서, 권오현 부회장(DS부문장), 윤부근 사장(CE부문장), 신종균 사장(IM부문장)은 각 부문별 경영현황을 발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 한 해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또한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위축 등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됐다"며 "하지만 주주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에 힘입어 연결기준 매출 202조원, 당기순이익 22조원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약속한대로 전년 대비 30% 증가한 4조원 규모의 2016년 배당, 총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올 1분기부터 분기배당 시행 등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는 올해 4월말까지 설치를 완료할 예정으로 현재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될 거버넌스 위원회는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항의 심의와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존 CSR 위원회 역할도 병행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 권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 경험을 가진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다각도로 영입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 회사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번 주총에서 후보 추천을 하지 못했다"며 "글로벌 기업의 경험과 충분한 자질을 갖춘 사외이사 영입에 대한 회사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총에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것을 비롯해 갤럭시노트7 발화로 인한 단종 등에 대한 주주들의 쓴소리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주총을 시작할 때 이재용 부회장 문제에 대해 주주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아 서운했다"며 "회삿돈 400억원이 불법으로 유출됐는데 감사위원들은 뭘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연기금 APG 관계자는 "회사 외적인 면에서 굉장히 어려운데 경영진에서 어떤 원칙을 갖고 대처하고 있는지, 향후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관리·감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어린이 주주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유모(12)군은 "주총장에 처음 참석해 떨린다"며 "다음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갤럭시노트7 폭발 같은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