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수비 코치가 1군에 복귀했다. 김 코치는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 2015년 김 감독과 함께 KIA에 합류했다. 2015시즌 1군 수비를 책임진 김민호 코치는 지난해 퓨처스군으로 내려갔다. 좌천이 아니었다. 세대 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김 감독은 김민호 코치에게 백업 요원과 유망주의 수비력 향상의 임무를 맡겼다. 한 시즌 동안 퓨처스 수비 강화에 집중한 그는 올해 1군 수비 코치로 돌아왔다. 유쾌한 그의 입담에 KIA 그라운드는 웃음꽃이 피고 있다.
반면 지난해 1군 코치를 맡았던 홍세완·유동훈·김창희 코치는 올해 퓨처스군 지도를 맡았다. 홍세완 코치는 퓨처스 타격, 유동훈 코치는 투수 육성에 집중한다. 김창희 코치는 작전 파트를 맡고 있다. 현역 은퇴 후 전력분석원으로 일했던 김민우 코치는 퓨처스 수비를 담당하고 있다. 1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30대 후반~40대 중반의 코치진으로 퓨처스 코칭스태프가 대거 꾸려졌다.
김기태 감독이 코치진의 보직 순환을 결정한 건 '코치 육성'을 위해서다. 선수단 세대 교체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의 성장 필요성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KIA 구단은 "홍세완, 유동훈, 김창희 코치는 코치 육성 차원에서 퓨처스로 보직을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김민호 수비 코치가 유망주의 기량 발전을 위해 보직 이동을 했다면, 젊은 코치들은 자신의 지도력 발전을 위해 퓨처스군을 맡게 됐다.
KIA와 3년 계약을 맺은 김기태 감독의 임기는 2017시즌이 마지막이다. 올해 성적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자신이 떠나더라도 안정적인 코칭스태프 전력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코치진 보직 순환을 결정했다. 성적과 선수단 세대교체 뿐만 아니라 코치 육성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감독의 의중을 잘 알고 있는 젊은 코치진은 퓨처스에서 자신의 발전과 선수 기량 향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IA의 지난 시즌 캐치프레이즈는 '동행'이었다. 개개인이 조금씩 부족해도, 서로 조금씩 메워내면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는 뜻이었다. 함께 나아간 결과 약체라는 평가를 뒤집고, 지난해 가을야구에 성공했다. 김기태 감독은 여전히 선수단과 코치진 모두 함께 가길 원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실시한 코치진 보직 순환에서 김 감독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