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은 영장 발부 결정이 내려진 지 1시간 26분만인 오전 4시29분께 차를 타고 검찰청사를 떠나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자택을 나섰을 당시 입고 왔던 남색 의상을 그대로 입고 있었으며 굳은 표정으로 차 뒷좌석에 앉았다.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는 소위 '범털' 집합소로 불린다. 범털은 고위 관료나 유력 정치인을 비롯해 그룹 총수나 사회 이목을 끈 중대 범죄를 저지른 인사 등 각층에서 유명세를 떨친 수용자를 빗대 부르는 은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거쳐 갔다.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국정농단 사태를 일컫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이 다수 갇혀 있다.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인 최순실씨와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블랙리스트 작성 및 운영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수감돼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독거실(독방)을 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구치소 독방은 6.56㎡(약 1.9평) 규모다. 방 내부에는 접이식 매트리스(담요 포함)와 관물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과 함께 세면대와 화장실이 설치돼 있다. 바닥에는 전기 열선이 들어간 난방 패널이 깔려있다.
식사는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정해진 메뉴에 따라야 한다. 한끼 식대는 1400원이 조금 넘는다. 식사가 끝나면 직접 설거지를 한 뒤 식기를 반납해야 한다.
법무부측은 공범 관계에 있는 수용자는 분리 수감이 원칙이기 때문에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이 최씨나 다른 국정농단 사태 연루자들과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