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초반 최대 빅매치가 펼쳐진다. 쾌조의 상승세를 보이는 전통의 인기팀 롯데와 LG가 주말 3연전에서 맞붙는다. 올 시즌 첫 번째 '엘롯기 대전'이다.
LG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다. 파죽의 5연승을 기록하며 창단 개막 최다 연승을 경신했다. 5경기 모두 다른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지난해 잠재력을 드러낸 세대 교체 주자들이 한층 성장했고, 정규 시즌에서 스프링캠프 훈련 성과를 증명했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 마무리투수 임정우가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체 선발 윤지웅이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고, 불펜 투수들은 모두 제 역할을 해냈다.
롯데는 개막전이던 3월 31일 NC전에서 5-6으로 패했다. 하지만 이후 4경기를 모두 이겼다. 이대호 효과가 시즌 초반부터 나타나고 있다. 중량감 있는 4번 타자가 중심을 잡아주다보니 앞, 뒤 타순에 시너지가 있었다. 시즌 3차전이던 2일 NC전에서는 최준석이 3타점, 강민호가 4타점을 올렸다. 4일 넥센과의 홈 개막전에서는 이대호와 최준석이 랑데뷰 홈런을 치기도 했다. 4연승을 거둔 6일 경기에서도 세 타자는 모두 안타를 생산했다. 개막 첫 4경기에서 제 컨디션을 보이지 못했던 손아섭도 이날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다른 타자들의 컨디션도 좋다. 리드오프 전준우는 장타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수비 강화를 위해 구성한 유격수 신본기, 3루수 문규현도 하위 타선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개막전 9회 초, 무리한 3루 도루 감행이 실패로 돌아가면 비난을 받았던 이우민은 6일 넥센전에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속죄 활약'을 펼쳤다. 주전 좌익수 김문호의 타격감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지만 공격력 저하는 없었다.
현재 가장 뜨거운 두 팀이 7일부터 열리는 주말 3연전에서 만난다. 지난해 두 팀의 맞대결을 향한 관심은 중위권 경쟁이 고조되던 때였다. 비록 시즌 초반, 불과 5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이번엔 무대 격이 높아졌다.
한 팀은 꺾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상문 감독은 6일 삼성전 승리 후 "좋은 분위기에 두 팀이 만난다.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LG는 류제국, 롯데는 김원중을 선발로 내세웠다.
두 팀의 승부뿐 아니라 이대호와 양상문 감독의 만남도 주목된다. 이들은 양 감독이 롯데 감독 시절에 인연을 맺었다. 이대호는 한국행을 결정하고 양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감독님을 괴롭혀드리러 돌아왔습니다"고 애정 섞인 도발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유쾌한 설전을 했다. 양 감독이 "이대호는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팀 투수들에게 알켜주겠다"고 하자 이대호는 "언제 시절 말씀인지 모르겠다"며 응수했다. 그라운드에서 상대 사령탑과 대들보로 만나는 이들의 모습도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