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은 '트로트 퀸'이라는 수식어를 거부한다. "'트로트 퀸'은 장윤정 언니의 몫이에요. 제가 넘볼 수도 없는 자리고, 넘본다고 해서 올라갈 수 있는 자리도 아니죠"라며 자칭 '트로트 비타민'이라고 불리길 원했다. 그럼에도 지난 2월 발표한 '사랑한다 안한다'는 국내 음원 차트 2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홍진영은 약속 장소인 청담동 이자카야 '기람'에 노래를 부르면서 등장했다. 시종일관 미소를 띄우며 말을 이어 갔다. 그러나 '비타민'에게도 아픔은 있다. 최근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2(이하 '언슬')'에서 눈물을 보인 것. 매번 밝은 모습만 보이던 홍진영에게 눈물은 의외였다. 이와 관련해 "원래 성격이 밝아요. 눈물을 흘렸더니 방송에서 억지로 밝은 척하는 걸로 아는 분들이 생겼어요"라며 부끄러움을 웃음으로 애써 무마시켰다.
홍진영은 '말술 외모'와는 다르게 술을 한 잔도 못했다. 알코올 분해 요소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술자리 분위기를 위해 술잔에 생수를 따르며 원샷을 했다.
- 원래 말을 잘했나요. "말하는 걸 좋아해요. 타고났어요. 학생 때도 친구들보다 선생님들과 친했어요."
- 그때부터 어른들에게 예쁨받는 법을 깨달았네요. "예뻐해 주시는 선생님도 계셨지만 그렇지 않은 선생님도 계셨죠. 제가 좋아했던 선생님은 윤리·가정 선생님이셨어요. 가정 선생님은 고등학교 2년 동안 담임선생님이셨는데, 꾸미는 걸 좋아하셔서 제가 직접 머리를 만져 드린 적도 있어요."
- 손재주도 있나 봐요. "제 머리는 제가 못 하는데 남의 머리는 자주 만져요. 어른들은 '세팅' 느낌을 좋아하시잖아요. 그런 건 정말 잘하죠. 얼마전 스타일리스트 머리도 말아 줬어요.(웃음) 고객 만족 시켜 줬죠.(웃음)"
- 몸매 관리 비법이 있다면요. "사실 배가 의외로 나왔어요. 몸이 고무줄이에요. 활동할 때는 굶고 관리하는 편이에요. 바나나 한 개 정도 먹어요. 근데 식욕이 남달라서 정말 힘들어요. 얼마 전에 우삼겹 30인분을 7명이서 먹었어요.(웃음)"
- 흥이 원래 많았나요. "중학교 때 별명이 '홍마담'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골반이 컸어요. 걸을 때 실룩실룩 걷는다고 붙여진 별명이에요. '봉선동꽃'도 있었고요."
- '홍마담'이면 남녀를 연결시켜 주기도 했나요. "그런 건 없었어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가수를 꿈꿔서 저 혼자 스캔들 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남자를 잘 안 만났어요. 풋사랑은 있었죠."
- 철벽녀였네요. "주변 사람에게 티 내진 않았어요. 티 냈으면 재수 없다고 욕먹었겠죠.(웃음) 혼자서 테두리를 쳤어요. 남자 소개시켜 준다고 해도 싫다고는 안 했어요. 그렇지만 가까워지진 않았어요."
- 대시하는 남자들은 없나요. "많죠. 근데 지금은 누굴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없어요. 바빠서 그런지 외롭지도 않고요. 안 바빴으면 연애를 해도 100번은 했을 거예요. 여자니까 남자 좋아하는 건 당연하고 남자에게 흥미가 없지도 않아요.(웃음)"
- 아직 진정한 사랑을 못 만난 거죠. "앞으로 올 사람이 진정한 사랑이죠. 너무 공식 입장 같나요. 결혼은 분명히 할 거예요. 팬들이 오죽하면 연애 좀 하라고 하더라고요. 연애는 한 번 하면 길게 해요. 가장 오래 연애했던 게 2년 반이었어요. 인연은 소중한 거예요. 귀하게 여겨야죠. 사람의 본성을 알려면 1년은 만나야 돼요. 근데 요즘엔 술 먹으면 본성이 금방 나온다고 하더라고요.(웃음)"
- 결혼 계획은요. "아직은 없어요. 누가 나타나면 하겠죠. 향후 2~3년 안에 갈 일은 없을 것 같긴 한데 사람 일은 몰라요. 사랑은 교통사고라잖아요."
- 가수의 꿈은 언제부터 키웠나요. "초등학교 때 '날개 잃은 천사'를 부르면서 놀았어요. 무대에서 노래를 계속하고 싶었어요. 중·고등학교 수학여행·축제 때 다 무대에 올랐죠."
- 가수로서 꿈을 이뤘나요. "아직 멀었어요. 갈 길이 멀어요. 음악 스펙트럼을 넓혀서 나중엔 작곡도 해 보고 싶어요. 1부터 10까지 점수를 매긴다면 절반도 못 왔어요. 이제 3~4 정도."
- 언제 10점이 될까요. "요즘엔 100세 시대라고 하잖아요. 50~60대쯤 10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도 트로트를 100% 이해하지 못했어요. 정통 트로트를 한 게 아니잖아요. 음악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 떠나고 싶을 때는 없나요. "1년에 한 번 1월 고정 휴가가 있어요. 내년에는 2주 달라고 말씀드릴 거예요. 데뷔 10주년이 되면 안식월을 하고 싶어요.(웃음)"
- 앞으로 방송에서 눈물을 보일 건가요. "아뇨. 절대 안 울 겁니다. 이제 우는 거는 끝났어요. 약속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