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리는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조연상에 김의성(부산행)·마동석(부산행)·배성우(더킹)·엄태구(밀정)·조진웅(아가씨) 등 5명이 후보에 올랐다. 2명의 후보가 '부산행'에 출연한 배우다. '부산행'과 '부산행'이 아닌 작품에 출연한 배우의 대결 구도다. 후보 면면이 훌륭하고, 작품에서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수상자를 짐작하기 힘들다. 올해는 유난히 남자 조연상 부문이 치열해 수상 결과에 뜨거운 관심이 모아진다. '백상예술대상'은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며 JTBC와 JTBC2에서 생방송된다. (소개는 가나다순)
▶김의성(부산행)
'부산행'에서 제일 미움 받은 캐릭터다. 김의성의 열연에 관객들도 영화에 흠뻑 젖어들 수 있었다. 집중력을 높이는데 김의성의 연기와 캐릭터가 큰 몫을 차지했다. 김의성은 '부산행'에서 좀비들 속에서 자신만 살겠다고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용석 역을 맡았다. 생존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캐릭터였다. 미움 받는 캐릭터였지만, 김의성은 이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았다. 실존 인물이었다면 한 대 때려주고 싶다며 잔뜩 감정이입한 네티즌들의 반응에 누적관객수 1200만명 돌파시 명치를 세게 맞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가 큰 코 다칠 뻔했다. 다행히 '부산행'이 1100만명에 그쳤다.
▶마동석(부산행)
'마블리'가 꼭 맞는 캐릭터를 만났다. 극 중 좀비들의 공격 속에 임신한 아내 정유미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와 할머니 등 시민들을 돕는 정의로운 캐릭터를 연기했다. 터질 듯한 셔츠를 입고 좀비들과 액션을 벌이는 장면에선 짜릿함을 선사했다. 영화 초반 정유미나 공유와 티격태격하는 신에선 '마블리(마동석과 러블리의 합성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는 정유미를 문 앞에서 기다리며 초조해하는 장면에선 큰 웃음을 선사했다. 마동석이 아니면 대체할 배우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훌륭히 역할을 소화해냈다. 제4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이웃사람'으로 조연상을 받은 마동석이 또 하나의 백상 트로피를 추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배성우(더킹)
떠오르는 다작 요정이다. 다작을 하면 비슷한 캐릭터나 설정 때문에 관객들이 금방 지치기 마련. 하지만 배성우는 예외다. '더킹'에선 조인성(박태수)의 대학선배이자 정우성(한강식)을 도와 권력을 설계하는 부패 검사 양동철로 열연했다. 힘 있는 자에게 꼭 달라붙어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인간상을 리얼하게 그려냈다. 정우성·조인성과 완성한 팬트하우스 파티신도 인상적이었다. 자자의 '버스안에서' 등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에선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하회탈 웃음을 짓다가도 한순간에 냉정한 표정으로 돌변하는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엄태구(밀정)
2년 연속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차이나타운'으로 백상을 찾았던 엄태구가 올해는 '밀정'으로 조연상에 재도전한다. 영화 '잉투기'로 충무로에서 얼굴을 알린 엄태구는 누적관객수 750만명을 동원한 '밀정'으로 대중들에게 제대로 도장을 찍었다. '밀정'에서 일본 경찰 하시모토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뺨을 사정없이 때리는 장면과 눈빛으로 모든 상황을 제압하는 장면 등에서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선배 송강호와의 연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인정사정 없는 하시모토 역을 완성했다. 개봉하기 전까지 계획에 없던 인터뷰 요청에 쏟아질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조진웅(아가씨)
강력한 후보다. 백상에선 '끝까지 간다'로 영화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배우다. 이번엔 조연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역할의 비중을 따지지 않고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조진웅은 '아가씨'에서 또 색다른 연기를 선보였다. 체중을 감량하고, 노역에 도전했다. '아가씨'가 지난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을 당시 일본 기자들도 인정할 만큼 자연스럽게 일본어 대사를 소화했다. '아가씨' 캐릭터로 조진웅은 또 한 번 대중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수상을 해도 이견이 없을 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