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K' 투수는 올 시즌 등장할 것인가. 2017년 4월 현재 KBO 리그는 삼진 풍년이다. 올해 가장 높은 비율로 탈삼진을 기록 중인 투수는 아래 6명이다. 같은 삼진이지만 투수도 다르고 삼진을 잡아내는 공도 제각각 다르다.
▶ 켈리(SK)= 지난해 두산 보우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탈삼진 152개를 기록했다. 올해는 더 놀랍다. 32⅔이닝 동안 상대 타자 41명을 타석에서 더그아웃으로 직행시켰다. 9이닝당 탈삼진은 11.30개로 지난해(6.91개)보다 64% 늘어났다. 포심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맞춰 잡는 용도인 투심을 제외한 다른 구종을 모두 삼진 아웃 피치로 쓸 수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삼진을 잡은 공은 체인지업. 올 시즌엔 포심패스트볼이다.
▶ 박진형(롯데)= 롯데에는 과거 포크볼러 '닥터 K'가 있었다. 2009년 류현진에 이어 탈삼진 부문 2위(175개)를 기록한 조정훈이다. 박진형은 그의 뒤를 잇는다. 빠른공 스피드는 평범하다. 그러나 전체 투구의 30%가량인 스플리터가 주 무기다. 두 손가락을 그렇게 넓게 벌리지 않기 때문에 자신은 "무리가 없다"고 한다. 지난해엔 전체 삼진의 51.3%를 스플리터로 잡았다. 하지만 올해는 직구(52.0%)가 최고다. 타자가 떨어지는 공을 기다리는 타이밍에 직구를 던진다. 그 역도 가능하다.
▶ 류제국(LG)= 커터와 싱커가 주 무기인 류제국은 '닥터 K' 이미지와 잘 맞지 않는다. 올해는 9이닝당 11개에 가까운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뿌리던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에도 9.0개 수준이었다. 류제국의 삼진 피치는 커브다. 전체 삼진의 42.9%를 커브로 잡아냈다. 지난해도 비슷했다. 달라진 점은 슬라이더로도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시속 130km 중반 스피드로 찍히는 그의 슬라이더는 사실 커터다. 올 시즌 삼진 아웃 피치는 2개로 늘어났다.
▶ 고영표(kt)= 롯데 박진형처럼 아직은 무명이다. 그러나 탈삼진 능력 만큼은 다르다. 지난해도 9이닝당 9.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를 잡는다면 왕년의 이강철 이후 오랜만에 KBO 리그에 '사이드암 탈삼진왕'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직구 구속은 시속 130km 초중반대에 그친다. 하지만 '마구' 수준의 체인지업을 던진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KBO 리그에서 가장 자주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종이다. 올해는 커브를 또 다른 결정구로 추가했다.
▶ 레일리(롯데)= 올해 탈삼진율이 급격하게 늘었다. 하지만 KBO 리그 두 번째 시즌이던 지난해도 첫해보다는 늘었다. 왼손 투수 레일리는 지난해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232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타 상대로는 3할이 넘었다. 올해도 우타자에게 약하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우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는 슬라이더로 전체 삼진의 42.2%를 잡아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슬라이더 비중이 27.3%로 늘어난 반면 직구가 36.4%로 1위다.
▶ 차우찬(LG)= 갑자기 나타난 이름이 아니다. 차우찬은 통산 10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9이닝당 탈삼진(7.91) 5위에 올라 있다. 2015년엔 9이닝당 10.09개 삼진을 잡아냈다. 차우찬은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네 구종을 주로 구사한다. 네 구종 모두로 삼진을 잡을 수 있다. 특정 구종을 결정구로 삼는 투수가 아니다. 올해는 커브로 잡은 삼진(25.0%)이 직구(39.3%) 다음으로 많다. 커브 구사율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