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캡틴' 홍성흔(41)이 오랜 시간 함께한 두산 동료들과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두산은 30일 오후 2시 열리는 잠실 롯데전에 앞서 홍성흔의 은퇴식을 연다. 홍성흔은 두산에서 가장 오랜 시간 몸담았지만, 롯데에서도 4년간 뛰었다. 두산은 그 점을 고려해 롯데전을 은퇴식 날로 선택했다. 홍성흔이 선수 생활 처음과 끝을 함께한 두산과, 한때 소속팀이던 롯데가 동시에 그의 은퇴를 기념하는 의미가 있다.
홍성흔은 지난해 말 은퇴를 선언한 뒤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새로운 야구 인생을 준비했다. "앞으로도 한국 야구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던 희망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현재는 미국 샌디에이고 산하 루키리그 팀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고 있다. 28일 일시 귀국해 은퇴식에 참석한다. 두산은 "훈련을 마치면 새벽까지 영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은퇴식 때문에 한국에 온다"고 전했다.
홍성흔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1999년 두산의 전신 OB에 1차 지명 선수로 입단했다. 입단 첫해부터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차며 신인왕에 올랐다. 화려한 선수 생활의 시작이었다. 이후 그라운드에서 열정적인 플레이로 이름을 날렸다. 1998 방콕아시안게임과 2002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00 시드니올림픽 동메달을 이끌어 낸 국가대표 포수였다. 2001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앞장섰다.
2004년 최다 안타 1위(165개), 타율 3위(0.329)에 올랐고, 2008년부터는 3년 연속 타율 2위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2008년 시즌 뒤 롯데와 4년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하고 두산을 떠났다. 하지만 2013년 다시 FA로 친정팀 두산에 복귀해 베테랑 타자로 제 몫을 해냈다. 특히 2015년 6월 14일 잠실 NC전에서는 오른손 타자 최초이자 역대 다섯 번째로 통산 2000안타 고지를 밟는 위업을 달성했다. 프로 통산 195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1(6789타수 2046안타) 208홈런 1120타점을 기록했다. 골든글러브도 여섯 번이나 받았다. 포수로 2회, 지명타자로 4회였다.
두산을 넘어 KBO 리그 전체에서도 의미 있는 타자였다. 두산은 이날 은퇴식에서 홍성흔의 활약상을 총망라한 하이라이트 영상을 상영할 예정이다. 또 구단이 준비한 기념 액자와 선수단이 마련한 기념품, 꽃다발도 전달한다. 전 소속팀이던 롯데도 홍성흔의 은퇴를 함께 기념한다. 롯데 주장 이대호가 꽃다발을 건네면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응원할 예정이다. 홍성흔은 이후 오픈카에 탑승해 정든 잠실구장 내·외야 그라운드를 돌면서 팬들에게 손 인사로 답례할 예정이다.
특별한 시구자와 시타자도 모셨다. 홍성흔의 딸 화리양이 시구, 아들 화철군이 시타를 각각 맡는다. '홍포'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했던 아버지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화리양이 던지는 공을 마지막으로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