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격 듀오가 얼마나 활약해 주느냐에 따라 올 시즌 서울의 운명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공격 트리오 중 한 축이던 아드리아노(30·스좌장 융창)가 중국으로 떠나면서 데얀과 박주영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데얀은 '부활'을 선언했다. 그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총 5골을 넣으며 양동현(31·포항 스틸러스)과 함께 득점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3골을 성공시켰다. 데얀은 ACL 득점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득점 1위의 브랜던 보렐로(22·브리즈번 로어)가 5골이고 공동 2위 그룹이 4골이다. 데얀이 ACL에서도 득점 1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특히 데얀은 지난 4일 ACL F조 4차전 웨스턴 시드니(호주)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서울 간판 공격수의 모습을 완벽히 찾았다. 데얀의 2골로 3-2 승리를 거둔 서울은 ACL 3연패 뒤 첫 승 감격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박주영은 부진하다. 아직 서울의 공격 중심으로 들어서지 못한 모습이다.
그는 클래식 1골, ACL 1골에 그치고 있다. 부상에도 시달렸다. 지난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 후 무릎이 좋지 않아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클래식 울산 현대전, ACL 웨스턴 시드니전 그리고 FA컵 32강전 FC 안양전까지 3경기 연속 결장했다.
박주영은 지난 2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후반 26분 교체로 출전하며 부상 복귀를 알렸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이는 경기 후반부에 박주영을 투입시켜 경기 감각을 높이려는 의도였다. 박주영 복귀의 초점이 다음 경기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이제 그는 운명의 ACL 5차전에 나선다. 서울은 26일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스타디움에서 상하이 상강(중국)과 일전을 펼친다.
승점 3점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경기다. 서울은 상하이전에서 지거나 무승부를 거두면 16강 탈락이 확정된다. 서울은 현재 1승3패, 승점 3점으로 F조 3위다. 우라와 레즈(일본)와 상하이가 나란히 3승1패, 승점 9점으로 1위와 2위를 나눠 가지고 있다. 서울은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은 2경기 전승을 거둔 뒤 다른 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기적'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일단 상하이전 승리가 뒷받침돼야 기적도 일어날 수 있다.
서울은 박주영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박주영의 골과 승리를 기다리고 있다. ACL에서는 더 이상 시간이 없다.
데얀이 그랬던 것처럼 박주영도 시원한 골로 서울의 승리를 이끌어 '부활'을 선포해야 한다. 지난 2월 28일 우라와와의 F조 2차전에서 환상적인 프리킥골을 성공시킨 장면은 박주영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줬다. 이런 모습이 이번 상하이전에서 필요하다.
한 축구인은 "이제 박주영이 보여줄 때가 됐다. 데얀으로는 부족하다. 박주영이 살아나야 서울도 살아날 수 있다"며 "서울의 ACL 기적은 박주영의 발에 달려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