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승룡·문소리는 최근 일명 '블랙리스트 배급사'로 통칭되는 배급사 시네마달 스토리 펀딩 종료를 앞두고 고액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시네마달은 '다이빙벨' '나쁜나라' '업사이드 다운' 등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연달아 배급하면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내사 지침을 받고 각종 지원에서 배제, 폐업 위기에 처한 독립영화 배급사다.
이에 이병헌 감독·부지영 감독·윤성호 감독 및 제작사 관계자 등 다수의 영화인들을 비롯, 각계각층의 문화계 인사들이 시네마달 살리기에 목소리를 높였다. 류승룡·문소리 역시 이 같은 뜻에 동참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19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이제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여전히 예민한 부분인 것은 맞다. 그럼에도 동참 행렬이 이어져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시네마달을 구하라' 스토리 펀딩은 25일 종료됐다.
시네마달은 펀딩을 진행하면서 그나마 주목을 받은 경우다. 사실 영화계는 전반적으로 꽤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 해 수많은 영화들이 쏟아지지만 그 중 수익을 내고 흥행 목표를 달성하는 영화는 손에 꼽힐 정도. 이에 휘청하는 영화사는 물론, 문을 닫는 관계사들도 상당하다.
얼마 전 문을 닫은 한 제작사 대표 관계자는 "좋아서 시작한 일이고 빛을 봤던 시기도 있었지만 대형 혹은 명가로 성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질로도, 양으로도 승부수를 내걸기 힘들더라"며 "영화계를 떠나지는 않겠지만 다른 방식의 작업에 참여하거나 일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해외에서 인정받고, 매해 1000만 영화가 터지고, 배우들의 몸값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한국 영화계라고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빛과 그림자, 명과 암이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툭 놓아 버리고 싶을 때 이들의 손을 붙잡아 주는 이들은 또 결국 영화인들이라는 것.
관계자들에 따르면 많은 영화인들, 특히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배우들은 알게 모르게 영화산업 자체에 관심을 보이며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한다. 대부분 비밀리에 이야기를 나누고 사회적으로 말할 법한 공식 기부가 아니기 때문에 공개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큰 힘이 되는 손길'이라는 반응이다.
충무로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사실 누구의 몸값이 얼마이고, 누가 얼마를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위화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 속에서 몇몇 배우들은 제작사와 합의해 몸값을 낮춰주 는 경우도 있고 재능기부 식으로 참여하는 이들도 많다. 그 외 투자 명목으로 실질적인 금전적 도움을 주기도 한다. '영화로 번 돈 영화에 쓰지 어디에 쓰겠느냐'는 한마디가 고마울 때가 많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배우 역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해서 영원히 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날도 반드시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작지만 의미 있는 영화들도 함께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진심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