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정식, 김휘 감독)'이 26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1947년 경성, 유일한 증거는 잘려나간 손가락뿐인 의문의 살인사건에 경성 최고의 재력가와 과거를 모두 지운 정체불명의 운전수가 얽히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1955년 미국에서 발표된 스릴러 고전으로 꼽히는 빌 밸린저의 소설 '이와손톱'을 영화화, 배경을 해방기로 옮겨 약혼녀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쫓는 남자와 그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다. 영화는 원작과 다른 스토리라인이 있고, 새로운 캐릭터도 첨가됐지만 전체적인 구조는 비슷하다. 원작 자체가 탄탄하기에 기본적으로 영화가 깔고가는 힘이 있다.
김휘 감독은 이날 언론시사회에서 "원작의 재미를 훼손하지 않으려고 했다. 틀을 잘 옮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원작과의 다른 점에 대해선 "원작은 즉흥적인 상황에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작에서 각색을 하는 장면에선 그런 부분을 보완했다. 후반 반전이 있기에 그 부분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연인 캐릭터를 좀 더 강화했다. 또 캐릭터의 백 그라운드 얘기들이 원작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임팩트 있는 장면은 박성웅과 문성근의 법정 신이다. 살인사건을 무마하려는 변호사 윤영환 역의 문성근과 사체 없는 살인 사건을 두고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 송태석을 연기한 박성웅의 연기가 법정신의 가장 핵심이다. 서로 밀리지 않으려고 팽팽한 긴장감을 갖고 가는 연기는 자연스럽게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문성근은 "박성웅은 힘이 좋은 양반이라 너무 밀리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고 박성웅은 "문성근 선배랑 붙는 신은 무림계로 따지면 고수와의 대결이지 않나. 비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잘생김'을 내려놓은 고수와 '공조'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의 악역을 연기한 김주혁의 열연도 눈부시다. 두 사람의 액션신은 기대 이상이다. 고수는 "이야기의 판을 짜는 인물이라 긴장감을 가져가야했다. 그 부분을 계속 염두에 두고 촬영에 임했다"고 했다. 김주혁은 "'공조' 보다 먼저 찍은 작품이다. 이 작품에선 사이코패스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역할을 만들었다. '공조'는 혁명가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결이 다른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성웅은 김주혁에게 "연기 잘 봤다"면서 "악역 연기를 너무 잘 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5월 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