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회 백상예술대상의 날이 밝았다. 피날레를 장식할 대상의 향방에 가장 큰 관심이 모아진다.
5월 3일 오후 4시 50분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는 제53회 백상예술대상이 개최된다. 이날 전 부문의 수상자가 결정되며, 시상식 마지막엔 TV부문과 영화부문의 대상이 발표된다. 대상 제도는 백상예술대상만이 가진 원칙이자 전통이다. 매 해 가장 두각을 드러낸 작품 또는 인물을 선정해 대상을 수상한다. 전 부문 후보가 곧 대상 후보의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작품 또는 감독, 배우, 예능인 등 특정 한 인물이 대상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에는 신드롬급 인기를 끈 KBS 2TV '태양의 후예'가 TV부문 대상, '사도'와 '동주' 등 두 작품으로 눈부신 연출력과 기획력을 보여준 이준익 감독이 영화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대상의 향방은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그 어느 해 보다 예상하기 힘들다. 대상 트로피를 두고,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작품상 후보들은 유력 대상 후보다. '곡성(나홍진 감독)', '밀정(김지운 감독)', '부산행(연상호 감독)', '아가씨(박찬욱 감독)'. '아수라(김성수 감독)' 등 국내외에서 작품성 면에서 호평을 이끈 수작들이 작품상 후보에 올라 대상까지 기대한다. 작품상이 대상을 받은 건 48회 '범죄와의 전쟁(윤종빈 감독)'가 마지막이었다. 4년간 인물이 대상을 받았다는 의미다. 확률상으로도 대상을 받을 시기가 됐다는 게 충무로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지난해 이준익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감독 중 대상 수상자가 탄생할 가능성도 높다. 김성수·김지운·나홍진·박찬욱 등 작품상과 감독상 등 복수로 후보에 오른 감독이 많다. 작품을 완성하는데 감독의 역할이 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출력과 기획력 등 감독의 역량이 높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감독상 후보 중 대상이 배출될 확률도 크다. 44회 때 '추격자'로 신인 감독상과 대상을 모두 휩쓴 나홍진 감독처럼 신인 감독 중에 예상치 못 한 대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 2개 부문 이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우리들' 윤가은 감독과 '부산행' 연상호 감독도 유력한 대상 후보다.
배우도 배제할 수 없다. 47회 '악마를 보았다'로 대상을 받은 이병헌과 50회 '변호인'으로 대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두 번째 대상 트로피를 노린다. 첫 스크린 주연작 '곡성'으로 백상에 초청된 곽도원, 생애 첫 주연상 격인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오른 유해진과 46회·47회·49회 백상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단골손님 하정우 역시 강력한 대상 후보다.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도 쟁쟁한 대상 후보다. 여자 배우가 영화 부문 대상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남자 캐릭터 위주의 영화가 쏟아지면서 충무로에선 여자 배우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고, 대상 수상 가능성도 줄었다. 하지만 올해는 얘기가 다르다. 김민희(아가씨),김혜수(굿바이 싱글),손예진(덕혜옹주),윤여정(죽여주는 여자),한예리(최악의 하루) 등 여자 최우수 연기상 부문이 접전이라 이들 중 대상이 나올 수도 있다. 특히 김민희, 손예진, 윤여정은 각각 '밤의 해변에서 혼자', '비밀은 없다', '계춘할망' 등 또 다른 주연작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했다. 이 작품으로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올라도 됐을 만큼, 1년간 내놓은 주연작 면면이 훌륭했다. 최초의 영화부문 여자 배우 수상자가 탄생할 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