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손예진·공유·서현진이 각각 영화부문과 TV부문 백상예술대상 남녀 최우수 연기상을 거머쥐었다.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만큼 관심도 컸던 부문. 누가 받아도 이견이 없었던 상황 속 단 3명(김민희·한석규·남궁민)의 후보를 제외하고 후보자 전원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3일 오후 4시 50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제53회 백상예술대상이 열렸다. 시상식 전부터 후보자들이 가장 쟁쟁한 부문으로 꼽혔던 남녀 최우수 연기상은 연기력에 있어서 밀리지 않는 배우들이 대거 노미네이트 됐다.
치열한 경쟁 끝 지난해 영화 '밀정'으로 호흡을 맞췄던 송강호와 공유가 나란히 수상의 영광을 누렸고 자신의 인생작을 경신한 손예진, 2연타석 홈런을 친 서현진이 최우수 연기상의 주인공이 됐다.
송강호X공유 수상의 영광 함께
2014년 영화 '변호인'으로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바 있는 송강호는 '밀정'으로 3년 만에 다시금 백상예술대상 트로피를 차지했다. 극 중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 역을 맡아 무게중심을 잡으면서 완급조절을 했다. 자칫 무겁게만 그려질 수 있는 작품 속 유머코드를 담아냈다. 인물의 복잡한 심리상태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송강호와 '밀정'으로 만났던 공유는 tvN '도깨비'로 케이블 역사를 새롭게 썼다. 최종회에서 20.5%(1월 21일 방송분, 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제 옷을 입은 듯 극을 거닐었고 중국발 사드로 인해 한류가 막혔음에도 모든 장벽을 뚫고 공유 파워를 입증했다.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한 그는 TV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덕혜옹주' 만나 인생작 경신한 손예진
누가 받아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막강한 후보들이 경쟁한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수상자는 손예진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빅4라 일컬어진 대작 영화들 중 유일하게 여배우가 원톱인 영화 '덕혜옹주'의 주인공으로 나선 그는 배우가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인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아픈 시대, 아픈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에 초점을 맞춰 풀어냈다. 손예진표 덕혜가 아니었다면 600만 명에 가까운 관객 동원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2연타석 홈런 친 서현진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서현진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tvN '또 오해영'으로 예쁘지 않지만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오해영 역을 소화해 '해영앓이'에 빠뜨린 주인공. 차기작으로 택한 SBS '낭만닥터 김사부'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했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두터운 안방극장의 신뢰를 받고 있다. 박보검X곽도원X조정석 미친 연기력도 빛나
박보검은 tvN '응답하라 1988'에 이어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까지 성공을 견인하며 연기력을 갖춘 대세 스타로 인정받았다. 조정석은 SBS '질투의 화신'에서 여심을 쥐락펴락하는 츤데레 매력으로 수놓았고 한석규는 '낭만닥터 김사부'의 타이틀롤인 김사부 역으로 분해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남궁민은 KBS 2TV '김과장'으로 분해 연기 열정을 뿜어냈다.
박보영은 JTBC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힘이 센 여자 도봉순의 매력으로 '뽀블리의 진화'를 확인시켰다. 김고은은 공유와 함께 '도깨비 커플'로 활약하며 케이블 채널의 신화를 썼다. 김하늘은 결혼 후 첫 작품인 KBS 2TV '공항가는 길'로 성숙한 매력을 보여줬고 박신혜는 SBS '닥터스'로 김래원과의 로맨스는 물론 몰입도 높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영화부문의 곽도원은 첫 주연작 '곡성'으로 스크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뜨거운 부성애를 자랑하는 아버지 역을 실감 나게 소화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유해진은 코미디 영화의 자존심을 살리며 '럭키'의 흥행을 견인했다. 이병헌과 하정우는 각각 '마스터'와 '터널'에서 변함없는 연기력을 보여주며 영화계 대표 배우로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민희는 '아가씨'를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김혜수와 윤여정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스크린 도전에 서슴지 않았다. 특히 윤여정은 일흔의 나이에도 끊임없는 연기 열정으로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 한예리는 '최악의 하루'를 통해 '변신의 귀재'란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