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원해(48)가 2연타석 홈런을 쳤다. 비슷한 시기 방영된 두 작품 모두 대박 터져 흥행 배우로 발돋움했다. 단연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활약한 신스틸러였다.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이하 '도봉순')에선 김광복과 오돌뼈를 오가는 극과 극의 1인 2역으로 웃음을 전했다.
KBS 2TV '김과장'에선 이 시대 중년 가장의 아픔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며 공감을 얻었다. 30년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쏟아지는 러브콜에 행복하다는 김원해는 "이번 기회를 통해 어머니께 효도한 것 같다"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연속해서 작품을 소화한 덕에 피곤할 법도 하지만 그에겐 '쉼'이란 없다. 11일 막을 올리는 연극 '짬뽕'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곁에서 본 남궁민과 남상미는 어땠나. "꽃길만 걸었던 친구는 아니다. 최근에 주연으로 우뚝 서면서 느낀 책임감과 부담감이 많았을 텐데 인성에 감동을 받았다. 20부작인데 5부부터 거의 생방송 촬영이었다. 2달 이상 그랬는데 후배들을 아우르며 끝까지 화 한번 내지 않더라. 여기까지 그냥 온 게 아닌 것 같았다. 물론 연기도 잘했지만 인성이 인상 깊었다. 좋은 친구다. 롱런할 것이다. 남상미는 배려가 많고 양보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털털하게 현장에서 웃으면서 스태프들 챙겼다. 사람이 참 좋아 현장에서 '엄마'라고 불렀다."
-김선아가 촬영장에 간식차를 보내줬다고 들었다. "정말 고마웠다. 작품을 같이 한 적은 없다. 팬심으로 보낸 것이다. 현장에서 김선아가 보낸 간식차를 보니 어깨가 이만해졌다.(웃음) 나도 보답하기 위해 보내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가 사전제작이라 촬영이 끝났다고 해서 당황했다. 꼭 다음에 보답을 하겠다. 나도 김선아의 열렬한 팬이다." -애드리브의 원천은 어디인가. "많이 보는 거다. 대본을 많이 본다. 많이 보고 가기 전에 계속 고민한다. 작가가 써준 활자 안에서 그것만 잘해도 훌륭한 배우인데 그 표현방식을 좀 더 확장시켜서 이런저런 상황을 대입시키면 그 상황을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것들이 나온다. 원칙은 작가님의 글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근데 이게 다 조연이니까 가능한 것이다. 주연이면 시간이 많이 없어 불가능하다. 현장 분위기는 연출자가 맡는데 '도봉순' 이형민 감독님이 새로운 걸 가지고 오면 다 받아주시고 거기에 아이디어도 얹어주셨다. 그런 감독님을 만나 신이 났던 촬영 현장이었다. '김과장'을 했던 이재훈 PD님도 규격화시키지 않고 판을 열어줘 고마웠다."
-'도봉순' 백미경 작가와 또 한 번 영화 '흥부'로 손 잡았더라. "그 미경이 그 미경인지 몰랐다.(웃음) '도봉순' 시작하기 전에 '흥부' 시나리오를 되게 재밌게 봤다. 작가 이름을 보니 백미경이라 동명이인인가보다 했는데 갔다와서 물어보니 같은 작가라고 하더라. 둘 다 재밌게 봤는데 둘 다 하게 될 줄은 몰랐다."
-'흥부'의 어떤 점에 끌렸나. "역사의 재해석이 재밌었다. 흥부가 소설을 쓰는 작가더라. 야한 소설을 쓰다가 세상을 바꾸는 소설을 쓰는 건데 그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요즘 쉴새 없이 일하고 있다. "20년 동안 무명이었다. 그때에 비하면 너무 감사하다. 그땐 불러만 주면 정말 잘할텐데 그런 오기가 있었다. 불러주시니 열심히 하는 것이다. 일각에서 이미지가 너무 빨리 소진되는 거 아니냐고 우려 섞인 말들을 하는데 30년 동안 소진 안 된 이미지다. 소진이 좀 되면 어떠냐는 엇나가는 마음도 있다. 배우란 직업 자체가 이미지 소진보다는 사건, 사고나 처신을 잘못해서 못 나오게 되는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부분을 조심해서 선비처럼 살려고 한다. 그래도 걱정은 좀 있다. 그래서 일반화된, 정형화된 캐릭터보다는 조금은 더 내 색깔을 입히려고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