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을 향한 '사생결단' 맞대결이 시작된다. 상대는 강력한 ACL 우승 후보 광저우 헝다(중국)다.
수원은 9일 오후 7시30분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G조 1위인 광저우(2승3무·승점 9)와 조별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수원은 광저우에 이어 조 2위(2승2무1패·승점 8점)에 올라 있다. 그러나 얼마든지 ACL 16강행 탈락이 가능한 위치다. 현재 조 3위인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1승4무·승점 7점)가 약체 이스턴 SC(홍콩·1무4패·승점 1점)와 홈경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변이 없는 한 가와사키의 승리가 유력한 만큼 수원은 광저우전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선수단의 집중력과 체력을 끌어 올려야 할 때다.
그런데 수원의 상황이 좋지 않다. 수원은 올 시즌 ACL과 K리그, FA컵을 한꺼번에 병행하고 있다. 시즌 초부터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베테랑' 수비수 이정수(37)가 은퇴를 선언했다. 중원을 떠받치던 수비수 민상기(26)는 지난 6일 울산 현대전을 끝으로 군에 입대했다. 호주 출신의 매튜 저먼(28)과 구자룡(25) 등의 수비 자원이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ACL 16강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서정원(47) 수원 감독은 광저우전 승리를 위해 K리그 4연승을 사실상 포기했다. 수원은 울산과 10라운드 경기에서 매튜와 염기훈(34), 김민우(27), 이용래(31) 등 주전을 선발진에서 대거 제외했다. 결국 수원은 울산에 1-2로 패했고, 연승 행진도 '3'에서 마감했다.
서 감독은 "염기훈과 김민우가 울산전에서 90분을 뛰고 광저우전에서 뛰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후반전에 교체로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ACL 승리를 위해 K리그 패전까지 감수했다는 뜻이다.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67)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는 중국 슈퍼리그 내 '절대 1강'으로 꼽힌다. 스콜라리 감독은 수원을 꺾고 조 1위로 16강을 결정짓기 위해 총공세를 퍼부을 전망이다. 광저우 팬들의 극성스러운 응원전도 수원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서 감독은 7일 중국으로 원정을 떠나기에 앞서 "반드시 ACL 16강에 오르겠다"며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