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 '옥자(봉준호 감독)'가 현지 시간으로 19일 오후 7시 영화제 본부 팔레드 페스티벌 내 르미에르 극자에서 공식 스크리닝을 가졌다. 수 많은 취재진들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면서 레드카펫을 걸은 '옥자' 주역들은 빈틈없이 꽉 찬 장내로 입성, 이 날의 주인공으로 환대 받았다.
곳곳에서 터진 웃음과 눈물이 한데 엉킨 118분의 상영시간 후,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배우들은 영화인들에게 둘러싸여 기립박수를 받았다. 칸 영화제 기립박수는 이제 특별한 것이 아닌, 어떤 영화에나 전하는 예의 중 하나라고 하지만 그래도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
이 날 기립박수는 약 4분간 이어졌고, 상영관 내 관객들의 표정은 한껏 상기돼 좋은 영화 한 편을 감상해 즐거웠다는 속내를 엿보이게 했다. 관객들은 움직임을 멈춘 채 박수로와 휘파람으로 '옥자' 팀에 대한 경의를 표했고, 감독과 배우들도 함께 박수치며 관객들과 하나 된 모습을 보였다.
칸 영화제 측은 상영 후 기립박수 타임부터 르미에르 극장을 나서는 '옥자' 팀의 모습을 담은 공식 영상을 고스란히 공개, 세계 각국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틸다 스윈튼·제이크 질렌할·폴다노·안서현·변희봉·스티븐 연·릴리 콜린스·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데본 보스틱까지 대규모 인원이 자리한 이 날 행사는 '옥자 DAY'의 대미를 장식하기 충분했다.
상영 후 봉준호 감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은 손인사와 90도 인사 등 여러 번의 인사를 전했다. 또 배우들을 한 명 한 명 손수 일으켜 주며 포옹을 하는 등 함께 고생한 배우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대작을 이끈 13세 여주인공 안서현의 혼을 번쩍 들며 크게 안서현이 '옥자'의 진정한 헤로인임을 각인시켰다. 틸다 스윈튼 역시 시종일관 안서현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한국 감독을 중심으로 한국 배우, 할리우드 톱배우들이 하나의 영화로 뭉쳐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은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라 또 다른 의미와 감동을 더했다. 영화 앞에 장애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상영관 밖으로 나온 후에도 감동은 이어졌다. 취재진들은 늦은 시간까지 레드카펫을 떠나지 않고 무사히 스크리닝을 마친 '옥자' 팀에 다시 한 번 플래시를 터뜨렸다. 칸 경쟁부문에 영화제 초반 메인타임, 동·서양 배우들의 의기투합 등 한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는 역대급 규모였다.
이 날 오전부터 프레스 스크리닝, 포토콜, 기자회견 레드카펫, 공식 스크리닝 등 빼곡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던 '옥자' 팀은 '옥자 DAY'를 완벽하게 완성, 황금종려상을 향한 큰 산을 하나 넘었다. 영화제로 관심을 모으는데 여러모로 큰 몫을 한 '옥자'가 이 분위기 그대로 폐막까지 화제의 중심에 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