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41)이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동료들은 한 동안 가만히 있었다. 잠시 후 이승엽이 멋쩍은 웃음을 지자 그제서야 홈런을 축하했다. 이승엽의 KBO 리그 최초 450홈런을 기념한 메이저리그식 축하였다.
이승엽은 21일 대전 한화전 6-2로 앞선 7회초 2사 후 한화 송창식의 초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의 쐐기 솔로 홈런을 쳤다. 그의 시즌 7번째 홈런이자 KBO 리그 개인 통산 450호 홈런이다.
이승엽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홈런타자다. 홈런왕만 5차례(1997년, 1999년, 2001~2003년) 올랐고, 2003년에는 아시아 개인 한 시즌 홈런 신기록(56개)도 작성했다.
이승엽의 첫 홈런은 1995년 5월 2일 광주 KIA전에서 나왔다. 그는 당대 최고 잠수함 투수인 해태 선발 이강철의 시속 113km 커브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 갔다. 이후 장타력을 업그레이드한 이승엽은 1999년 어린이날 대구구장에서 현대 정명원을 상대로 프로 통산 100번째 홈런을 쏘아올렸다. 당시 22세 8개월17일로 최연소 10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엽은 그해 홈런 54개를 때려냈다.
이승엽은 2001년 6월1일 대구 한화전에서 김정수를 상대로 통산 200홈런을 기록했다. 통산 816경기, 24세10개월3일 만에 200홈런에 성공하며, 최연소와 최소경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2년 47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은 2003년 대기록을 남겼다. 6월 2일 대구 SK전에서 김원형을 상대로 300번재 홈런을 쏘아올렸다. 당시 26세10개월4일로 최연소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300홈런을 돌파한 그는 2003년 홈런 56개로 오 사다하루가 갖고 있던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깼다. 그는 KBO리그에서 324홈런을 기록한 뒤 2004년 일본 지바 롯데에 입단했다.
이후 2012년 KBO 리그로 돌아온 그는 2013년 6월 2일 문학 SK전에서 KBO리그 통산 352홈런을 터뜨렸다. 양준혁(전 삼성)이 보유한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그리고 2015년 6월 3일 포항 롯데전에선 KBO리그 사상 첫 통산 400홈런 금자탑을 쌓았고 이날 450번째 홈런포를 쏘아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