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를 더 많이 괴롭히는 경기를 하겠다(폴 심프슨 잉글랜드 감독)." "괴롭힐 수 있으면 괴롭혀보라(송범근)."
기니도 넘고 아르헨티나도 넘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 2차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지난 1차전 기니전 3-0 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린 한국은 승점 6점으로 조 1위에 오르며 남은 3차전 결과에 관계 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 16강에 선착했다.
잉글랜드와 맞붙는 3차전은 사실상 '조 1위 결정전'이 될 확률이 높다. 같은 날 기니와 1-1로 비기며 승점 4점에 그친 잉글랜드가 한국에 이어 조 2위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기니(승점1)와 아르헨티나(승점0)는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와일드 카드를 노려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A조 16강 진출팀은 다 정해진 셈이다.
기니와 뜻밖의 무승부를 거둔 잉글랜드는 한국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폴 심프슨 잉글랜드 감독은 기니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전도 (기니전과)비슷한 전술로 준비할 생각이다. 공격을 통해 공간을 창출하고 거기서 기회를 만들겠다"며 "기니전처럼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경기는 더이상 없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반면 2연승을 달린 신태용팀은 16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덕분에 그 누구보다 여유롭게 3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신 감독은 "1차 목표가 조별리그 2승1무인데 80% 정도는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한 경기 남았으니 너무 빨리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마지막 잉글랜드전까지 최소 무승부나 이길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심프슨 감독의 마지막 한 마디였다. 심프슨 감독은 한국전에 대한 소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골키퍼를 더 많이 괴롭히는 경기를 하겠다"며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주전 골키퍼 송범근(고려대)은 아르헨티나전에서 후반 내내 몰아치는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느라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럼에도 송범근은 잉글랜드의 선전포고에 "괴롭힐 수 있으면 괴롭혀 보라"며 자신 넘치는 모습으로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