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 참가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사건은 지난 4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대회 8강전에서 발생했다. 후반 5분 우루과이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19·레알 마드리드)가 페널티킥 골을 터뜨린 뒤 두 손으로 양쪽 눈을 찢는 세리머니를 한 것이다. 발베르데의 행동은 백인이 상대적으로 눈이 작은 동양인을 비하할 때 취하는 제스처다. 이번 월드컵이 한국에서 열린 만큼 발베르데의 세리머니는 한국인을 조롱했다는 지적이다.
인종차별 세리머니를 지켜본 전 세계 축구팬들은 분노했다. 국내 팬들은 "인종차별이 담긴 세리머니를 펼친 선수는 강력하게 징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언론도 눈살을 찌푸렸다. 영국 일간지인 인더펜던트는 "발베르데가 생각 없는 행동으로 한국을 자극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발베르데는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발베르데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종차별적 세리머니가 아니라 친구를 위한 개인적인 세리머니였다. 제가 의도한 바는 인종차별이 아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우루과이의 인종차별 논란은 진화되지 않았다. 포르투갈을 승부차기 끝에 5-4(정규 시간 2-2)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한 우루과이 선수들이 경기 뒤 라커룸에서 집단으로 눈을 찢는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찍었기 때문이다. 이 사진은 우루과이축구협회 공식 SNS를 통해 공개됐다.
우루과이 U-20 대표팀 관계자는 논란의 확산을 막자는 의미였는지 "우루과이에서는 관자놀이에 양 검지를 대는 제스처가 '미친 듯이 잘했다'는 뜻이다.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지만 인종차별의 의미는 없다"고 밝히면서 사진은 삭제하지 않았다.
인종차별적 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펼쳐 온 FIFA는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섰다. FIFA는 포르투갈전에서 나온 인종차별성 행동에 대해 우루과이축구협회에 해명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우루과이축구협회는 6일 해명 자료를 FIFA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팬들은 이런 우루과이축구협회를 향해 "축구만 잘한다고 강팀이 되는 게 아니다.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진짜 강팀"이라고 꼬집었다. 우루과이는 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와 대회 4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