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 이정협(26)과 성남 FC 황의조(25) 얘기다. 이들은 19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리는 부산과 성남의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2부리그) 2017 18라운드에서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정협과 황의조는 이번 맞대결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이다. 두 선수는 경질된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중용했던 스트라이커다.
이정협은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불렸다. 2015년 당시 2부리그 상주 상무 공격수였던 그는 이례적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고 대표팀에 승선해 주목을 받았다.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주전 골잡이로 활약하며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자 축구팬들은 그에게 '군데렐라(군인+신데렐라)'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향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부상이 아닌 이상 슈틸리케 감독은 그를 대표팀에 포함시켰다. 슈틸리케 감독의 이정협에 대한 믿음은 그래서 논란의 중심에 서야 했다.
황의조는 슈틸리케 감독 '황태자 2호'를 꿈꿨다.
그는 2016년 6월 스페인 평가전을 통해 처음 대표팀에 데뷔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가진 선수들과 경합에서 밀리며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실패했다. 이후 그는 몇 차례 더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섰지만 결정적 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올 시즌 성남이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황의조 역시 이정협과 같은 2부리거가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2부리거가 된 황의조 역시 대표팀에 불러들이면서 논란을 키웠다.
슈틸리케 감독으로 인해 영광과 상처를 동시에 안았던 두 선수가 소속팀의 승리와 골잡이로서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다.
부산은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경남 FC와 우승 경쟁을 이어 가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올 시즌 7골을 기록 중인 이정협은 팀을 정상에 올린 뒤 대표팀 재승선을 꿈꾸고 있다. 반면 당초 부산과 우승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였던 성남은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겪으며 7위에 처져 있다. 황의조의 분발이 필요하다. 그는 현재 3골에 그치고 있다. 최근 감바 오사카(일본) 이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그는 부산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