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동안 잠잠한가 싶었던 일본 J리그 열풍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25·성남 FC)의 감바 오사카 이적 소식을 시작으로 한국 선수들의 J리그 입성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 현대는 22일 미드필더 김보경(28)의 가시와 레이솔 이적을 공식 발표했고,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던 장현수(26·광저우 푸리)와 올림픽대표팀 출신 정승현(23·울산 현대)도 각각 FC 도쿄와 사간 도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뿐 아니라 제주 유나이티드 외국인 선수 마르셀로(32)도 오미야 아르디자 이적을 확정했다.
이처럼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K리그 선수들의 J리그행이 유독 눈에 띈다. 다수의 J리그 구단이 한국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J리그로 이적하는 선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한국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일본 구단이 꽤 많은 것으로 안다"며 "J리그 적응력이 뛰어나고 힘과 기술을 갖춘 한국 선수들 영입에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J2리그 나고야 그램퍼스가 울산 수비수 최규백(23)의 임대를 요청했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J리그가 한국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히는 건 풍족해진 자금 사정이다.
영국의 스포츠 미디어 전문기업 퍼폼 그룹과 10년간 총 2000억 엔(약 2조500억원)에 달하는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덕분에 지갑에 여유가 생긴 J리그 구단들은 전력 보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계권 '잭팟' 덕분에 리그 상금 규모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당장 올 시즌 J리그 우승팀은 총 21억5000만 엔(약 233억원)의 거금을 가져갈 수 있고 상위권 팀들이 받는 상금도 늘어났다.
자금이 늘어나면서 전력 상승을 위한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적극적이 됐다. 지난 시즌까지 J리그 각 구단은 3명의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소속 선수 1명, J리그와 제휴를 맺은 동남아 8개국 국적 선수 각 1명을 보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는 국적과 관계없이 외국인 선수를 5명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아시아 쿼터 제한이 사라지면서 일본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던 한국 선수를 향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슈퍼리그의 위축된 분위기도 J리그 열풍과 연관이 있다. 중국 슈퍼리그는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한국 선수를 영입했으나 최근 자국 선수 육성 정책으로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한국 출신 사령탑들이 줄줄이 중국을 떠나면서 선수들의 입지도 급격히 나빠졌다. 축구계 관계자는 "앞으로 외국 진출을 노리는 한국 선수들은 현실적으로 중국 대신 일본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