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차(SUV)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큰형님' '작은형님'으로 불리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한 달 사이 잇따라 신차를 내놓으면서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 온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3', 한국지엠 '트랙스'와의 치열한 혈투가 벌어질 전망이다.
'쌍끌이 작전'에 나선 현대·기아차
기아차는 27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소형 SUV '스토닉'의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갖고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기아차는 이날부터 차량 공식 출시일 하루 전날인 내달 12일까지 전국 기아차 영업점에서 스토닉 사전 계약을 진행한다.
스토닉은 1.6 디젤엔진과 7단 DCT(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가 기본 탑재돼 최고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30.6㎏f·m의 힘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15인치 타이어 기준 ℓ당 17.0㎞다. 차량은 디럭스, 트렌디, 프레스티지 등 총 3개 트림으로 구성됐다.
기아차는 기본 트림인 디럭스 가격을 1895만~1925만원 사이에서 결정해 2030세대의 구매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양희원 바디기술센터장은 "스토닉은 1900만원 내외로 살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디젤 SUV"라며 "소형 SUV의 핵심 요소인 경제성, 안전성, 스타일을 고루 갖춘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날 형제 브랜드인 현대차도 소형 SUV 신차 '코나'의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코나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신차 발표회 연사로 직접 나설 정도로 기대감이 높은 신모델이다.
코나와 스토닉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한다. 출시 초기 시장 반응은 좋다.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의 사전 계약 건수가 5000건을 돌파하며 흥행 열기를 보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한 달 사이 잇따라 신차를 선보이며 쌍끌이 작전에 돌입했다"며 "올여름 소형 SUV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르노삼성 부분 변경 모델로 '맞불'
현대차와 기아차의 협공에 기존 소형 SUV 시장 강자인 쌍용차 '티볼리'나 르노삼성 'QM3', 한국지엠 '트랙스' 등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3년 9214대에서 지난해 10만4936대로 10배 이상 급성장했고, 차량별 점유율은 티볼리가 67%, QM3는 20%, 트랙스는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연간 2만 대 이상을 판매 목표로 하고 있는 코나와 스토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면서 이들 기존 차량들의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은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 출시를 서두르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한국지엠은 지난 12일 트랙스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오히려 인하하는 강수를 뒀다. 르노삼성은 이르면 하반기 소형 SUV의 원조격인 QM3의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르노는 최근 QM3의 글로벌 모델인 '캡처'의 부분 변경 모델을 공개하고 하반기부터 판매에 돌입한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부분 변경 모델을 준비하고 있지만, 가까운 시점에 출시는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볼리가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호응이 좋은 만큼 당분간은 수출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