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18라운드부터 K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비디오판독시스템(VAR·Video Assistant Referee)이 시행된다. K리그에 만연해 있던 '불신의 벽'을 완벽히 깨뜨릴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이 열린 것이다. 클래식은 공정하고 투명한 리그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VAR은 말 그대로 사람의 눈으로 보지 못하는 장면을 비디오 판독을 통해 공정한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6월 초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서 시행돼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어느 정도 익숙한 제도다. 1차전 한국과 기나와 경기에서 조영욱(18·고려대)의 골이 VAR 판정으로 인해 취소된 장면이 대표적이다.
VAR은 승부에 영항을 미칠 수 있는 오심을 100% 잡을 수 있다. 시범 운행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제 클래식 팬들에게 선보일 일만 남았다.
◇ VAR, 클래식 새 지평 열 것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VAR이 현재 K리그에 가장 필요한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시즌 초반 K리그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오심이 연이어 나왔기 때문이다. 오심으로 피해를 당한 팀들은 격분했다. 광주 FC와 인천 유나이티드 등 오심의 희생양으로 전락한 구단은 단장들이 직접 나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오심과 심판에 대한 불신은 올 시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오심의 파장이 극단적으로 흐르자 올 시즌뿐 아니라 과거 오심에 대한 사례들도 다시 거론됐다. 전북 현대의 심판 매수 사건에 대한 논란도 큰 이슈로 부각됐다.
K리그 심판 자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커졌다. K리그에 대한 팬들의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 '의도성'이 있을 수 있다는 불신의 눈으로 K리그를 지배했다. 신뢰가 깨지면서 K리그 흥행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역대 K리그 '최대 위기'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VAR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축구연맹은 파국의 상황을 막기 위해 'VAR 카드'를 예정보다 일찍 꺼내 들었다. 당초 2018시즌 초에 시작하려고 했던 VAR을 앞당겨 클래식 18라운드부터 시행한다.
이를 위해 축구연맹은 경기장에 카메라 12대를 배치하고, VAR을 통해 판정할 '영상판독실(VOR·Video Operation Room)' 차량 3대도 도입했다. VAR 운영에는 K리그 주심 23명과 K리그 출신 은퇴 심판 3명이 합류해 팀을 이룬다.
축구연맹은 VAR 도입으로 인해 불신의 벽을 깰 수 있을 거라 확신하고 있다. 축구연맹 측 관계자는 "경기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상황에서 명백한 오심을 없애기 위해 VAR을 시도한다"며 "K리그 신뢰성을 확보하겠다. 선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K리그가 공정한 리그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클래식 감독들과 선수들도 VAR 도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이적생들, K리그 흥행 이끌 것
7월 1일은 VAR 시행과 함께 이적시장에서 소속팀을 옮긴 선수들이 공식적으로 출전할 수 있는 날이다. VAR과 함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요소다.
[사진=FC서울 제공] 이로 인해 전반기 주춤했던 클래식 흥행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 크다. 거물급 선수들이 K리그로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FC 서울의 이명주(27)에 이목이 쏠려 있다. 그는 K리그 간판 미드필더이자 국가대표팀 선수다.
2013년 포항 스틸러스 소속으로 황선홍(49) 감독 지휘 아래 한국 최초의 '더블 우승(리그·FA컵)'을 일궈낸 K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2014년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으로 이적한 뒤 3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다. 친정팀 포항이 아닌 황 감독이 이끄는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이명주는 "포항으로 돌아갈 생각도 들었지만 황 감독님이 있는 서울을 택했다. 나 역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만큼 황 감독에 대한 신뢰가 크다는 의미다. 올 시즌 중위권에서 전전하던 서울이 '황선홍의 남자' 이명주의 합류로 어떤 변화를 일궈낼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또 수비에 구멍이 난 서울에 새롭게 합류한 K리그 사상 첫 이란 출신 칼레드(29)의 활약 역시 후반기 서울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이명주와 함께 중국 슈퍼리그 옌볜 푸더 생활을 끝내고 친정팀 제주 유나이티드로 돌아온 윤빛가람(27)과 호주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에서 전남 드래곤즈로 이적한 중원의 조율사 김재성(34) 등 거물급 이적생들의 활약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
조성환(47) 제주 감독은 윤빛가람 영입을 두고 "최근 여러모로 어려운 우리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남의 노란 유니폼을 입은 김재성은 "전남은 저력이 있는 팀이다. 팀이 나를 믿고 영입해 준 만큼 전남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