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강점인 선발진이 흔들리고 있다. 토종 선발 투수 류제국과 임찬규(가 시즌 초반 기세를 잃었다. 외인 투수 헨리 소사는 여전히 기복이 크다. 가장 안정감을 보이던 데이비드 허프마저 다시 부상을 당했다.
LG 선발진은 5월까지 치른 5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KIA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FA(프리에이전트) 투수 차우찬이 가세한 효과를 봤다. 외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가 무릎 부상으로 빠졌지만 젊은 투수 임찬규가 선전했다. 류제국은 지난해 장착한 커터를 앞세워 5월까지 팀내 최다승(6승)을 거뒀다.
하지만 6월 셋째주부터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LG 선발진은 이 기간 치른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선발 투수가 거둔 승수는 5승에 불과하다. 퀄리티스타트도 네 번뿐이다. 6월 20일 잠실 삼성전에서 허프가 승리 투수가 된 이후 10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지 못했다. 공격력이 좋은 KIA, 넥센, 롯데전임을 감안해도 아쉬운 결과다.
그마나 허프와 차우찬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하지만 나머지 투수 3명은 하락세다.
류제국은 5월까지 등한판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이후 6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6.90에 머물렀다. 퀄리티스타트도 1회에 그쳤다. 꾸준히 5이닝 이상 소화하고 있지만 실점은 많다. 최근 4경기 연속 4실점 이상 내줬다.
스트라이크존의 축소 정착으로 인해 주무기 커터의 효과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류제국은 시즌 5승을 거둔 4월 26일 SK전이 끄탄 뒤 "확대 스트라이크존의 수혜를 입은 게 맞다"고 했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이 공에 히팅포인트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타자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이 공을 골라낸다. 5월까지 16.3개던 류제국의 이닝당 투수구는 6월 이후 18.3개까지 늘었다. 0.235던 피안타율도 0.289까지 올랐다.
한 경기 호투, 한 경기 부진을 반복하던 소사는 최근 등판에선 부진이 더 두드러진다. 6월 23일 넥센전 30일 KIA전에서 모두 7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한화 3연전에선 불펜에서 대기했다. 동반 부진한 허리진 강화가 목적이다. 장마 우천 취소 경기가 나오면서 선발진에 여유가 생겼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선발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소사가 선발진에서 잘 해줬다면 굳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현재 컨디션을 평가하는 벤치의 시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임찬규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예년보다 변화구 제구력이 좋아진 그는 첫 선발 10경기에서 1점 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최근 등판 두 번은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아직 구위나 밸런스에는 큰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체력 저하, 상대팀 분석 강화가 시즌 초반 기세가 꺾인 이유로 보인다. 양상문 LG 감독은 "아직 과정에 있는 선수다. 불펜으로 돌릴 계획은 없다"며 믿음을 전했다. 선수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허프와 차우찬까지 문제가 생겼다. 허프는 지난 9일 경기 도중 좌측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됐다. 이튿날 1도 좌상으로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이탈했다. 차우찬은 지난 6월 27일 롯데전에서 왼쪽 팔꿈치에 타구를 맞은 후유증이 뒤늦게 찾아왔다. 11일 경기 등판이 예고됐지만 갑자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휴식 차원이라고 하지만 정상적이지 않은 절차 탓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리그 타자들의 타격감이 뜨겁다. 스트라이크존도 시즌 초반에 비해 관대해졌다. 어느새 리그는 타고투저로 회귀했다. 투수들은 체력이 떨어질 시점이다. 탄탄한 선발진을 앞세워 순위 경쟁을 하고 있던 LG는 유독 타격이 크다. 소속 투수 윤지웅이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빚었고 팀 성적은 6월부터 하락세다. 위기에서 강점마저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