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연고제 형식의 '오버워치' 공식 e스포츠 리그에 참가할 구단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을 비롯해 7개 지역의 구단주가 확정됐다. MLB·NFL 등 미국의 전통 스포츠 리그에서 활동하는 팀의 구단주도 포함돼 있어 올 연말 시작되는 오버워치 리그 첫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전망이다.
서울팀 소유주는 카밤 공동 설립자 케빈 추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11일 오버워치 리그에 참가할 7개 도시와 구단주를 발표했다.
오버워치 리그는 블리자드의 인기 온라인 게임 '오버워치'로 진행하는 최초의 메이저급 프로 e스포츠 리그이다.
블리자드는 올 초 도시 연고제를 기반으로 한 오버워치 리그 계획을 밝히고, 전 세계 주요 도시를 돌아다니며 팀의 모든 권리를 소유하게 될 구단주 모시기에 주력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약 6개월 간 공을 들인 끝에 서울을 비롯해 보스턴·뉴욕·로스앤젤레스(LA)·마이애미-올랜도·샌프란시스코·상하이 7개 도시의 구단주를 확정했다.
강팀이 될 가능성이 높은 서울 오버워치팀은 미국 모바일 게임사 카밤의 공동 설립자인 케빈 추가 소유하게 됐다.
2006년 설립된 카밤은 스타워즈·반지의 제왕·트랜스포머 등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으로 연 매출 4억 달러(45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성공한 글로벌 모바일 게임사다. 국내 1위 모바일 게임사인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2월 카밤 벤쿠버 스튜디오 등을 7억1000만 달러(81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케빈 추는 평소 e스포츠 열혈 팬으로서 e스포츠의 탄생지인 서울에 투자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e스포츠 팬으로서 서울은 늘 최고의 e스포츠 무대로 항상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고 말했다.
케빈 추는 또 “이미 성숙한 한국의 e스포츠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서울은 물론 전세계 팬들에게 더욱더 풍성한 e스포츠 재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케빈 추는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서울팀 구성과 전용 경기장 운영 등 향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NFL·MLB 등 전통 스포츠 팀 구단주도 참가해
미국 5개 도시팀은 전통 스포츠단 및 기존 프로게임단 소유주가 차지했다.
보스턴은 미국 미식축구 리그 NFL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구단주인 로버트 크래프트가, 뉴욕은 미국 프로야구 리그 MLB의 뉴욕 메츠 구단주인 제프 윌폰이 각각 소유하게 됐다.
LA와 마이애미-올랜도, 샌프란시스코의 오버워치팀은 현재 미국에 활동하고 있는 프로게임단인 임모탈즈(CEO 노아 윈스턴), 미스핏츠 게이밍(CEO 벤 스푼트), NRG e스포츠(회장 앤디 밀러)가 각각 맡는다. 이 중 NRG e스포츠는 미국 NBA의 대표 스타인 샤킬 오닐이 지분을 투자한 곳이다.
상하이 팀은 중국에서 검색포털 및 모바일 게임 사업을 하고 있는 IT회사인 넷이즈(CEO 윌리엄 딩)가 소유하게 됐다.
각 팀 구단주는 연고지 및 현지 경기장에서 얻게 되는 모든 수입을 매년 일정 금액까지 확보하게 된다. 또 매년 연고지에서 최대 5차례 아마추어 대회를 열 수 있고, 오버워치 게임 안에서 팬들을 위한 리그 제휴 아이템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들은 e스포츠가 전 세계 젊은층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팀의 전권을 갖게 되는 구단주가 되기 위해서는 200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구단주 제프 윌폰은 “오버워치 리그에 참여하는 것은 기술과 스포츠, 미디어가 융합하는 무대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중요한 도약대"라며 "뛰어난 프로 스포츠 팀들과 오버워치 리그의 동반자가 되어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해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수백만의 팬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정규 시즌은 올 연말 LA서 개최
전 세계 주요 도시의 구단주가 정해지면서 오버워치 리그 출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7개 도시 구단주들은 오버워치 플레이어의 전 세계 순위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스카우트해 팀을 꾸리게 된다. 또 연고 도시에 전용 경기장도 마련한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7개 도시를 주축으로 올 연말 LA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에서 첫 정규 시즌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원래는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리그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각 도시에 전용 경기장이 마련되지 않아 이번에는 LA에 모여 매주 목·금·토요일에 리그를 진행한다.
향후 참가 도시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발표에는 e스포츠가 비교적 활성화돼 있는 유럽 도시가 빠져 있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조만간 오버워치 리그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참가 도시도 추가로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